
LS와 엘앤에프 합작법인(JV)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이 전북 새만금에 구축하는 공장 가동이 임박했다. 이곳은 양극재 핵심 원재료인 전구체 제조 공장으로, 이차전지 소재 국산화와 공급망 안정 효과가 기대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LBS 새만금 공장은 완공 마무리 단계로, 전구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반입하고 있다. 내달까지 기계 설비 설치를 끝내고, 5월부터는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시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후 시생산을 거쳐 내년 1분기부터 전구체 양산을 시작한다는 게 회사 계획이다. 초도물량 생산을 기점으로 지속적인 증설을 통해 오는 2029년에는 전구체 연간 생산 능력을 12만톤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전구체는 양극재 원료가 되는 화합물질이다.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을 결합해 만든다. 이 전구체에 리튬을 첨가하면 양극재가 되는데, 양극재 원가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성이 높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구체 조달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소재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에코앤드림이 전구체를 생산하고 있지만, 아직 국산화율은 낮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전구체의 중국 의존도는 97% 이상이다.
LLBS가 내년부터 전구체 생산을 시작하면 중국 의존도를 낮춰 공급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미국 주도로 '탈(脫)중국' 움직임이 나타나 배터리 핵심 소재와 광물 분야 국산화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LS와 엘앤에프는 전구체 자립을 위해 LLBS를 설립했다. 지분 55%는 LS, 45%는 엘엔에프가 소유하는 공동 경영 체계다.
양사는 1조원 이상을 투자, 2023년 새만금에 33만8928㎡(약 10만2500평) 규모 전구체 공장을 착공했다.
LS는 핵심 사업으로 육성 중인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산업을 확장하고, 양극재 제조사인 엘앤에프는 핵심 원재료를 내재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기투합했다.
LLBS는 전구체 생산 이외에 황산니켈과 리사이클링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LS그룹은 황산니켈-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이차전지 생태계에 본격 진출할 수 있다는 효과가 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2023년에 열린 새만금산업단지 투자협약 행사에서 “양극재 산업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순수 국내 기술로 구축해 한국 배터리 산업의 미래 성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