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JB우리캐피탈은 JB금융그룹에서 계열사 은행들만큼 높은 순이익을 내는 핵심 계열사다. JB금융은 캐피탈의 포트폴리오에서 시장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금융을 줄이고 비자동차금융에 집중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 JB금융은 JB우리캐피탈을 통해 자본시장에 적극 투자하고 있어, 지역 기반의 금융지주 중 대표적인 투자 ‘큰손’으로 불린다. 올해 상반기에도 100회 이상 출자한 가운데, JB우리캐피탈의 투자 현황이 주목된다.

JB우리캐피탈의 2024년 순이익은 2239억 원으로, 전북은행(2212억 원)을 제치고 JB금융그룹에서 두 번째로 순이익이 많다. 순이익이 가장 높았던 곳은 2927억 원을 기록한 광주은행이다. JB우리캐피탈은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1236억 원) 대비 6.6% 증가한 1317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2위 자리를 지켰다. 통상 금융지주에서 은행의 순이익이 다른 계열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JB금융은 캐피탈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수익 상품 위주로 재편하고 있다. 자동차금융의 비중을 줄이고 투자금융, 개인신용대출 등 비자동차금융 비중을 확대했다. JB우리캐피탈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IB·투자금융 △신차금융 △중고차금융 △개인신용대출 △일반·부동산금융 △특수금융대출 △전략금융 등으로 구성됐다. 이 중 IB·투자금융의 비중이 30%대로 가장 크다.
비자동차금융 자산의 비중은 2022년 59.9%에서 2025년 2분기 70.6%까지 늘었다. 자동차금융 중에서는 경쟁이 심한 신차 금융 대신 수익성이 높은 중고승용차 금융에 집중하고 있다. 2022년 21.8%였던 신차 금융 비중은 올해 2분기에는 무려 5.7%까지 줄어들었다.
포트폴리오에서 드러나듯 JB금융은 JB우리캐피탈을 통해 출자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JB우리캐피탈이 출자한 회사는 6월 말 기준 429개다. 올해 상반기 출자한 내역은 한 회사에 중복 투자한 것을 포함해 109건으로 명시됐다. 출자 대상은 투자조합, 합자회사 등 집합투자기구가 주를 이루지만 주식회사도 적지 않다.
투자 분야도 다양하다. 2025년 1~6월 JB우리캐피탈이 투자한 주식회사를 보면 제약·바이오 분야가 5곳(알테오젠·더블유에스아이·아이엠지티·스페클립스·리센스메디컬)으로 가장 많았다. 인공지능(에이트테크·에이젠글로벌)과 이차전지(천보·윤성에프앤씨) 분야에도 손을 뻗었고, 육아용품(폴레드), 교육(크레버스)이나 화장품 유통(리메세) 분야에도 관심을 보였다.
6월 30일에는 MZ 세대에게 인기 있는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를 운영하는 피스피스스튜디오에 9억 2300만 원을 투자해 눈길을 끈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2024년 연결기준 매출 1138억 원을 달성해, 창립 5년 만에 매출 1000억 원대를 돌파하면서 시장에서 화제를 모았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2024년 7월 주관사를 선정하고 2026년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JB우리캐피탈의 상반기 주식회사 출자 성적은 나쁘지 않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투자한 주식회사의 최초 취득 금액과 기말잔액 장부가액(6월 30일 기준)을 비교한 결과 크레버스는 20억 원에서 21억 1000만 원으로, 천보는 28억 5000만 원에서 29억 1100만 원으로 증가했다. 무선 통신 기기 업체 PS일렉트로닉스의 출자금도 30억 원에서 32억 7400만 원으로 늘었다. 세 회사 모두 JB우리캐피탈이 1월에 투자한 곳이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의약품 개발 업체 알테오젠에 투자해 이익을 냈다. JB우리캐피탈은 2월 19일 알테오젠에 60억 원을 출자했는데, 상반기 기준 기말잔액 장부가액이 68억 7800억 원으로 9억 원 가까이 늘었다.
집합투자기구에선 손실이 난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1월 21일 21억 원을 출자한 ‘2024 대신-킹고 Growth Capital 신기술투자조합’은 기말잔액 장부가액이 19억 7200만 원으로 감소했다. 3월 18일 투자한 글랜우드크레딧 펀드 2개(글랜우드크레딧 코리아 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 글랜우드크레딧 공동투자 제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는 최초 취득 금액이 각각 23억, 30억 원이었으나 상반기 기말잔액 장부가액이 각 18억, 25억 원으로 줄었다.
한편 JB우리캐피탈을 통해 활발하게 투자하던 JB금융은 일명 ‘김건희 집사 게이트’에 휘말리면서 제동이 걸렸다. 2023년 6월 ‘오아시스 제3호 제이디 신기술조합(오아시스 펀드)’에 10억 원을 투자한 것이 드러난 것. IMS모빌리티는 ‘김건희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 씨가 설립에 참여한 회사로, 오아시스 펀드를 통해 184억 원의 자금을 투자 받았다.
당시 IMS모빌리티가 자본잠식 상태의 부실 회사였다는 점에서 부당 투자라는 의혹과, 투자금 일부가 김 씨에게 흘러갔다는 의혹 등이 제기됐다. 이 일로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는 7월 23일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JB우리캐피탈이 오아시스 펀드에 출자한 10억 원은 상반기 기말 잔액 장부가액 9억 5900억 원으로 손실을 낸 상태다.
고수익 상품에 집중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예은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기업금융과 개인금융을 중심으로 영업 자산을 확대하면서 포트폴리오 내 위험 수준이 올라갔다”며 “차주의 채무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고차대출과 개인신용대출 중심으로 연체가 발생하므로 건전성 유지를 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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