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이상 급감 학교 많아
교육구 통폐합 등 고려도
한인 외곽 지역 이주 반영

가주 지역의 공립학교 학생 수가 8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A 한인타운 내 주요 초등학교의 경우 10년 만에 등록 학생 수가 반 토막이 나는 등 학령인구 감소 현상이 뚜렷하다.
가주교육부에 따르면 현재(2024~25학년도) 가주에는 총 580만 6221명(TK~12학년)의 학생이 등록돼 있다. 2016~17학년도(628만 235명)를 기점으로 8년 동안 약 8%(47만 4014명)가 줄었다. 학생 감소세는 초등학교가 더 두드러진 특징을 보인다.
LA 한인타운 초등학교들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한국어 이중언어반이 있는 코헹가 초등학교의 경우 현재 학생 수는 355명으로 10년 전(2014~15·567명)에 비해 37%가량 급감했다.
재학생 420명의 호바트 초등학교 역시 10년 전보다 40% 가까이 줄었다.
찰스 H. 김 초등학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현재 483명이 등록돼 있지만, 10년 전(700명)에 비하면 30% 이상 감소했다. 이밖에 윌튼플레이스초등학교(780명→297명·62% 감소), 로버트 F. 케네디 초등학교(433명→170명·60% 감소), 마리포사나비초등학교(254명→85명·67% 감소)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윌셔파크초등학교(564명→329명·41% 감소)도 예외가 아니다.
LA통합교육구(LAUSD) 제니퍼 김 교사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교육구인데 전체 학생 수가 10년 사이 20%나 줄었다”며 “저출생, 이민 감소, 높은 물가로 인한 타주 이주 등이 맞물린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LA한인타운에 있는 베벌리기독어린이학교 줄리 조 원장은 “수년 전부터 등록률이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LA 한인타운은 물론 전반적으로 초등학생 감소 상황이 심각한데 앞으로 중·고등학교 등록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LAUSD에서도 한국처럼 초등학교 폐교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LA교육위원회 스콧 슈멜렐슨 위원장은 최근 KQED와의 인터뷰에서 “타 도시에서 이미 시행 중인 학교 폐쇄 또는 통폐합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 수가 줄면 교육부의 지원금 감소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LAUSD는 빈 학교 건물의 용도 변경 방안도 고려중이다. 알베르토 카르발류 LAUSD 교육감은 지역 매체인 ‘The 74’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교육구에서는 이미 빈 교실을 보육 센터나 방과 후 프로그램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있다”며 “폐쇄를 논의하기 전에 재정적 손실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좋은 학군으로 알려진 지역 학교들은 어느 정도 학생 수가 유지되고 있다.
한인 재학생이 많은 라크레센타 지역 몬테비스타초등학교의 경우 현재 재학생은 721명으로 10년 전(694명)보다 오히려 소폭 늘었다. 이 밖에도 풀러턴 지역 라구나로드초등학교(674명→623명), 선셋레인초등학교(793명→700명), 로버트 C. 피슬러 초등학교(900명→892명), 세리토스초등학교(692명→612명), 어바인의 터틀록초등학교(923명→881명), 스톤게이트초등학교(1037명→1122명) 등 유명 공립학교들은 등록 학생 수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UCLA의 유헌성 연구원(사회학)은 “과거에는 한인 이민자들이 LA한인타운을 거쳐 오렌지카운티 등 타지역으로 이동했지만 지금은 패턴이 많이 달라졌다”며 “한인 학생이 많이 다녔던 LA 한인타운 초등학교의 학생이 많이 줄었다는 것은 한인들의 정보력과 경제력이 향상되면서 거주 지역도 넓어졌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