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조선시대 시각 알린 "범종 복원한다"

2025-07-23

탐라순력도 그림과 고증 거쳐 복원…2027년 설치 목표

제주에서도 제야의 종소리 울릴 수 있는 범종 복원 관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조선시대 시각을 알렸던 범종을 2027년까지 복원한다.

23일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고득종의 홍화각기(1437년)에는 ‘제주영 남쪽 밖에 문루를 지어 위에는 종과 북을 매달아 시각을 알렸다’는 글이 적혀있다.

임제의 기행문(1578년)에는 ‘제주영에서 아침·저녁으로 듣는 종소리’라는 한시가 소개됐다.

그런데 500년 전 각종 사료에 소개된 이 범종은 제주목 관아 대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702년 이형상 목사가 한 달 동안 각 고을의 방어실태와 백성의 풍속을 시찰하며 기록한 화첩인 탐라순력도에 3점의 그림으로 남아있다.

세계유산본부는 3점의 그림에 남아있는 범종을 옛 모습대로 복원이 가능하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문헌과 각종 사료에 대한 고증을 거쳐 2027년까지 범종을 복원할 계획이다.

탐라순력도에 나온 범종은 제주목 관아 외대문에 북과 함께 설치돼 있다.

제주도는 전국 시·도 중 제야의 종소리를 들을 수 없는 유일한 지역으로 그동안 범종 복원의 필요하다는 도민 여론이 있었다.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넘어간 범종에 대한 반환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되, 탐라순력도에 나온 범종 그림에 대한 고증을 거쳐 복원을 해 제주목 관아 등에 다시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옛 문헌에 범종이 소개된 사례는 16회로, 조선시대 500년 동안 범종은 한 차례 교체됐다.

첫 번째 범종은 1437년(세종)~1847년(헌종)까지 설치됐고, 두 번째 범종은 1850년(철종)~1916년(고종)까지 제주목 관아에 매달려 있었다.

두 번째 범종은 조선 후기 당대 최고의 주종장인 김애립이 1690년 경남 고성 운흥사에서 주조했다.

이후 1850년 장인식 목사가 거금 900냥을 주고 사들여 제주목 관아 외대문 앞 종각에 매달았다.

이 범종은 일제강점기 철도 재벌인 네즈 가이치로가 1941년 일본 도쿄에 설립한 네즈미술관에 전시 중이다.

제주도와 국가유산청은 범종 반환을 추진했지만 해당 미술관 측은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반환을 거부했고, 정밀 복제도 허락하지 않았다.

김석익의 탐리기년(1918년)에는 1916년 12월 일본인에 의해 범종이 철거됐다는 기록만 나올 뿐 누가 어떻게 이 종을 갖고 갔는지 사유가 나오지 않으면서 범종 반환이나 소유권 주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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