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반씩 나눠 갖자"…지인 '대리 입대' 시킨 20대 징역 2년 구형

2025-03-20

검찰, 20일 대전지법서 열린 공판서 피고인에게 징역 2년 구형

피고인, 인터넷 커뮤니티서 알게 된 지인 대리 입영시킨 혐의

강원도 모 부대서 3개월간 군 생활…피고인 가족이 병무청 자진신고

변호인 "피고인, 지능지수 매우 낮아…부모님 말씀 잘 들을테니 선처 부탁"

군 복무를 대신해주는 대가로 월급을 반씩 나눠 갖자고 제안한 지인을 대리 입영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지난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대전지법 형사8단독(이미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사기, 병역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 사건 공판에서 피고인 최모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씨 측은 검찰이 제기한 범행 사실관계·죄책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대리 입영에 대한 법률적 판단을 받고 싶다는 주장을 펼쳤다.

변호인은 "병역법 위반에 대해 유죄가 성립되는지 의문이 든다"며 "대리 입영은 적법한 현역 입영 통지서가 존재함을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사건은 제 3자가 현역 복무 신청을 하고 피고인을 대리해 신체검사를 받고 나서 그에 기초한 현역 입영 통지가 나왔기 때문에 애초 그 입영 통지 자체가 법률상 무효라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알게 된 20대 후반 조씨를 대신 군 복무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생활고를 겪던 조씨가 "군인 월급의 절반을 주면 대신 현역 입영해 주겠다"고 제안했고, 최씨가 이를 승낙하면서 범행이 이뤄졌다.

최씨는 본인 인증 절차를 통과할 수 있도록 자기 신분증과 휴대전화 등도 조씨에게 넘겨줬다.

조씨는 최씨에게 건네받은 신분증 등을 병무청 직원들에게 제출하는 등 최씨 행세를 하며 입영 신체검사를 받고 지난해 7월부터 실제 강원도 모 부대에서 3개월간 군 생활을 이어갔다.

대리 입영 사건은 군 복무를 하지 않고 있는 최씨에게 병사 월급이 나온 것을 알게 된 최씨의 가족이 병무청에 자진신고 하면서 드러났다.

1970년 병무청 설립 이래 대리 입영 적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최씨)은 장애 진단을 받지 않았지만, 지능지수가 매우 낮다. 이 때문에 이미 현역 부적합 판정을 받고 면제 처분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피고인이 굳이 현역병 대리 입영을 부탁할 이유가 없었고, 범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씨는 "이제부터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잘 모르는 것은 물어보고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니 선처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춘천지법은 사기, 병역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 대해서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씨는 대리 입영 전 자신의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입대했다가 정신건강 문제로 전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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