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문의 검은 돌 흰 돌] 올해 바둑 세계대회 14개…상금 3억 LG배 스타트

2025-01-21

지난 20일 LG배 결승 1국에서 한국의 변상일 9단과 중국의 커제 9단이 맞붙었다. 커제의 2.5집 승. 2국은 22일 열리고, 1대1이 되면 23일 최종전이다.

올해는 16개의 세계대회 중 14개가 치러진다. 4년마다 열리는 응씨배와 격년제의 춘란배는 올해 쉰다. 세계대회 우승상금은 대체로 1억5000만원부터 40만 달러(약 5억6000만원)까지다. 언제나처럼 LG배가 시작 테이프를 끊고, 11월 삼성화재배가 대미를 장식한다. 우승상금은 두 대회 모두 3억원.

신설 대회가 3개 있다. 중국 난양배와 북해신역배, 한국 쏘팔코사놀 최고기사 결정전이다. 난양배는 싱가폴이 스폰서. 우승상금은 25만 싱가포르 달러(약 2억7000만원)다. 현재 신진서 9단과 중국 신예 왕싱하오 9단이 1회 대회 결승에 올라 다음 달 25일 맞붙는다. 북해신역배는 장족자치구인 북해시와 이곳의 유람선 회사가 만들었다. 우승상금 180만 위안(약 3억6000만원). 쏘팔코사놀은 국내기전이었는데 상금을 올려(우승 2억원) 격년제 세계대회로 변신했다.

중국은 몽백합배가 올해 재개될 예정이고, 란커배(우승 180만 위안)가 3회 대회를 치른다. ‘란커(爛柯)’는 ‘썩은 도낏자루’란 뜻을 지닌 바둑의 별칭이다. 한국은 24년째 이어지는 삼성화재배와 LG배 두 축이 굳건하고 여기에 쏘팔코사놀이 가세했다. 규모가 작긴 하지만 전라남도 국수산맥 국제대회가 어느덧 10년을 넘기며 아름다운 풍광과 잘 어울리는 특색있는 대회로 자리 잡았다. 국가대항전인 농심신라면배(우승 5억원)와 시니어대회인 농심백산수배(우승 1억8000만원)도 있다. 인기 높은 농심신라면배는 다음 달 중국에서 최종라운드를 벌인다. 중국이 주최하는 세계대회는 어느덧 수적으로 한국을 추월했다. 메이저급인 난양배, 북해신역배, 란커배, 몽백합배, 춘란배 외에 소규모의 녜웨이핑배도 있다.

여자 세계대회는 3개(우승상금 1억원 내외)인데, 이중 오청원배와 황룡사배가 중국 주최다. 황룡사는 중국 청나라 때 국수 이름이다. 또 하나 여자 세계대회는 센코컵. 현재 유일한 일본 주최 세계대회다. 1988년 최초의 세계대회인 후지쓰배를 창설했던 일본은 도요타배, 글로비스배 등을 열었으나 일본기사들이 부진하자 모두 중단했다. 이런 굴욕 속에서 지난해 일본의 이치리키 료가 응씨배를 우승한 것은 획기적이다. 세계 무대는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다. 신진서라는 ‘1극’이 중심에 있지만, 무적은 아니다. 수많은 강자가 창검을 번득이며 예측불허의 혼전을 펼치고 있다.

세계대회 최다우승자는 17회의 이창호 9단이다.(표 참조) 이세돌 9단, 조훈현 9단, 구리 9단, 커제 9단 순으로 이어진다. 최강 신진서 9단은 이제 7회인데 어디까지 갈지 모른다. 조훈현은 세계대회가 시작될 때 이미 30대 후반이었다. 그는 50세에도 우승컵을 거머쥐었는데 세계대회가 좀 더 일찍 시작됐더라면 순위가 달라졌을 것이다. 국제무대에서 거의 무명이었던 서봉수 9단은 세계대회 우승이 너무도 간절했던 나머지 대회 때 심한 복통에 시달리곤 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우승했고, 그의 우승은 수많은 무명 기사들에게 강렬한 영감을 줬다. 이제 세계대회는 모든 프로기사의 꿈이 됐다.

세계 프로바둑 기사는 1885명. 엊그제 여자 3명이 새로 입단한 한국은 442명이고 중국은 832명, 일본은 494명, 대만 101명, 북미와 유럽에도 16명이 있다. 중국은 파릇파릇한 초단만 319명이나 된다. 중국바둑이 강할 수밖에 없고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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