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과 함께 실버타운에 입주한 뒤 새로운 할아버지를 만나 황혼이혼을 꿈꾸는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2일 방송된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스무살에 남편을 만나 자식 넷을 낳고 키운 70대 A씨의 고민이 전파를 탔다.
A씨는 현재 자식들은 모두 출가시켰고 남편과 함께 경기도에 있는 실버타운에서 살고 있다며 "의사가 상주해 있어서 건강 관리도 해주고, 찜질방에 수영장도 있는 나름 호화스러운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들은 '골드타운'이라고 할 정도인데, 보증금이 비싸도 들어가려면 2~3년 기다려야 한다는데 우리 부부는 자식 농사 잘 지은 덕분에 들어갈 수 있었다"라며 "세탁, 청소에 식사가 매끼 나오는 덕분에 저는 가사 노동에서 해방됐다"라고도 전했다.
문제는 실버타운에 사별한 여자들이 유독 많은 점이라고. A 씨는 "제 남편이 나이는 많지만 인물이 훤칠하니 괜찮다. 성격도 싹싹해서 할머니들에게 인기가 좋더라"라며 "젊어서도 여자 문제 때문에 속 끓이더니 늙어서도 이러나 싶어서 신경질이 났다"고 토로했다. 그러던 중 A 씨에게 아내와 사별한 한 남자가 다가왔다며 "다른 할머니랑 노느라 정신없는 남편 대신 저를 자상하게 챙겨주더라. 이제 남편을 버리고 그 할아버지와 함께 여생을 보내고 싶은데, 이혼하면 실버타운에서 나와야 하는 거겠죠? 자식들이 이혼을 반대할까 봐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임수미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실버타운에서 부부관계가 파탄 났다고 하면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 별거가 지속되거나 부부의 역할이 완전히 단절됐다면 법적으로 혼인 관계 파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A 씨가 남편에게 먼저 이혼을 요구한다면, A 씨가 유책배우자가 되고 새로 만난 할아버지는 상간남이 될까. 임 변호사는 "그럴 가능성이 크다.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살고 싶어서 이혼을 요구한다면 A 씨가 유책배우자로 판단될 수 있고, 새로 만난 할아버지가 혼인을 파탄 낸 제3자로 간주되면 남편이 위자료를 청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버타운 입주 규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으로 부부 입주가 원칙인 경우에는 재혼 후 퇴거해야 할 수도 있다. 현재 남편과 함께 입주한 상황이라면 이혼 후에도 실버타운 계약을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임 변호사는 "사실혼으로 사는 게 유리할 수 있다. 혼인신고 하면 배우자에게 법정 상속권이 생기지만, 사실혼 관계에서는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자녀에게 재산을 남기고 싶은 경우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는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자식이 보증금을 내준 실버타운에 대한 재산분할은 어떻게 될까. 임 변호사는 "실버타운 입주권이 재산분할 대상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명의가 부부 공동으로 돼 있거나 자녀가 단순히 부모를 위해 납부한 경우에는 재산분할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