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인터넷신문]원자력발전소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비상 상황 시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인 한빛원전의 디젤발전기가 비정상적으로 가동되는 상황이 반복돼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한빛원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4분께 점검 중이던 한빛 5호기의 비상 디젤발전기 2대 중 1대가 자동 기동(갑자기 작동)했다.
비상 디젤발전기는 원전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을 때 비상 전원으로 쓰는 장치다.
한빛 5호기는 지난 7일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가 원자로와 디젤발전기가 정지한 상태였다.
점검 중이고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비상 상황이 아니어서 '멈춤' 상태였어야 할 디젤발전기가 비정상적으로 가동한 것이다.
안전모선(안전설비에 전원을 공급하는 선) A·B계열 중 B계열에서 저전압 신호가 발생해 디젤발전기가 비상 작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빛원전 디젤발전기의 비정상적인 자동기동 현상은 최근 몇 년간 같은 형태로 다른 발전소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도 정비에 들어간 지 불과 사흘 만에 한빛 4호기 비상 디젤발전기 1기가 자동기동했다.
당시에도 이번과 같은 안전모선 B계열에서 발생한 저전압 신호로 디젤발전기가 비상 작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정비 과정에서 교체한 제어회로의 전자카드에 문제가 있었던(설계가 잘못돼)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2023년 1월에는 정상 운영 중이던 한빛 3호기에서 디젤발전기가 자동 기동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에도 안전모선 B계열의 전자카드 문제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전 당국은 한빛 3호기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한빛 4호기에서는 문제의 전자카드를 새것으로 교체했지만, 같은 문제를 일으켜 우려를 샀다.
이처럼 3년간 발전소에서 차례대로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어 안전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빛원전 관련 단체 관계자는 "동일 원인으로 고장 발생을 방지하도록 개선한 뒤 설치한 제품이 오히려 또다시 문제를 일으켰고, 다시 설치한 기존 제품 역시 또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 원전 부품 품질 관리에 허점이 노출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