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NEW OR TOP

2025-02-01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5년 1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2024년 12월 17일 오후에 이뤄졌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2024년 12월 16일 17시. KBL 올스타 팬 투표가 끝이 났다. 그리고 선수 투표가 더해졌다. 의외의 결과가 발생했다. 허웅(부산 KCC)과 허훈(수원 KT) 대신, 다른 인물이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유기상(창원 LG)이다.

BIG 3

유기상은 용산고 시절부터 탁월한 슈터로 꼽혔다. 연세대 입학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슈팅만큼은 최고’라는 수식어가 유기상의 뒤를 따랐다.

그런 이유로, 유기상은 2023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주목 받았다. 문정현(수원 KT)-박무빈(울산 현대모비스)과 함께 ‘BIG 3’로 꼽혔다. 1순위 지명권을 얻은 KT가 슈터를 필요로 했기에, ‘유기상=1순위 후보’라는 평가까지 있었다.

유기상의 행선지는 창원 LG였다. 유기상의 최종 순위는 3순위. 그렇지만 유기상도 LG도 만족스럽게 여겼다. 유기상은 원하는 팀에 갔고, 2022~2023 4강 플레이오프에 갔던 LG는 희박한 확률로 유기상을 얻었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 최고의 슈터로 꼽혔습니다. 슈팅 연습을 어떻게 하셨나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슛 연습을 제대로 했어요. 이세범 선생님(현 용산고 코치)께 무빙 슛과 여러 슈팅 스텝을 배웠죠. 그때는 무식하게 많이 던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연세대로 진학한 후에는 시합에 나올 상황들을 가정했습니다. 거기에 맞게 슈팅 연습량을 계획했고요.

2023년 9월,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 나섰습니다. 당시 ‘BIG 3’로 꼽혔는데요.

‘BIG 3’라는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저희 3명 모두 예전 선배님들보다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평가가 더 감사했어요. 다만, 제가 어느 팀을 가더라도, ‘빨리 적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믿음을 품었습니다.

KT와 현대모비스, LG가 1~3순위 지명권을 얻었습니다.

제 포지션의 선수가 KT에 많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또, 3개 구단이 저희 3명의 가치를 어느 정도로 측정했는지, 저희로서는 알 수 없었습니다. 대학교 친구인 (양)준석이(창원 LG)가 “너가 LG에 올 것 같다”고 농담 삼아 이야기했지만, 저는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었습니다. 그 팀의 조각이 되고 싶었거든요.

유기상 선수의 행선지는 LG였습니다.

(문)정현이와 (박)무빈이가 차례대로 선발됐습니다. 저도 나름 준비를 했고, LG가 저를 선발해주셨습니다. 그때 저는 ‘잘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많이 배워야 한다.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얼른 프로의 맛을 느끼고 싶다’고 다짐했습니다.

ROOKIE OF THE YEAR

유기상은 기대 속에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데뷔 후 2경기 모두 5분 이상을 넘기지 못했다. 특히, 2023년 10월 26일에 열린 원주 DB와의 경기에서는 2분 59초 밖에 뛰지 못했다. 유기상을 지켜본 조상현 LG 감독은 당시 “수비 기본기가 너무 부족하다. (유기상을) D리그에 보낸 후, 담금질을 시킬 계획이다”며 냉정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유기상은 이내 1군 무대에 적응했다. 3점슛을 빠르게 보여줬고, LG에서 원했던 수비까지 빠르게 장착했다. 프로에 빠르게 적응한 유기상은 2023~2024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8.1점을 기록했다. 평균 1.8개의 3점슛과 42.4%의 3점슛 성공률을 더했다. 그 결과,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왕을 차지했다.

데뷔 첫 정규리그 경기가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유기상은 2023년 10월 23일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정규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유기상의 출전 시간은 4분 25초에 불과했다)

시즌 첫 2경기를 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코치님께서 “현대모비스전에 뛰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 스스로 티를 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엄청 긴장했습니다. 레이업으로 마무리하면 되는 걸 패스 미스로 끝냈고, 자유투 2개를 연달아 놓치기도 했죠. 돌아보면, 제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귀엽고 풋풋했던 데뷔전이었고요(웃음).

조상현 감독님의 혹독한 평가도 있었습니다.

사실 컵대회 때부터 그런 평가(“수비 기본기가 부족하다”)를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저 스스로 ‘내가 수비를 잘못한 게 아니라, 내가 LG의 수비를 배우지 못했다. 내가 지닌 수비력에 LG의 수비 시스템을 더한다면, 나는 수비를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발상을 바꾼 거죠. 그렇기 때문에, ‘적응’이라는 단어를 더 신경 썼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유기상 선수는 프로 무대에 빠르게 적응했습니다. 혹시 터닝 포인트가 있었을까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컵대회가 가장 컸어요. 감독님으로부터 그런 평가를 들은 뒤에, 감독님의 눈에 더 들고 싶었거든요. 또, LG에서 맡은 역할이 대학교 저학년 때의 역할과 비슷했기에, 자신감도 컸습니다.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왕까지 거머쥐었습니다.

저는 청소년 대표팀에도 선발되지 못했습니다. 상과의 인연도 크지 않았죠. 그런 제가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왕을 차지했습니다. 저랑 가족은 물론, 주변 분들께서 너무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더 뿌듯했고, 자신감과 책임감도 더 커진 것 같아요.

PLAY-OFF, AND...

유기상은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리고 LG는 두 시즌 연속으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유기상은 플레이오프에 뛸 기회를 얻었다.

유기상은 플레이오프에서 더 두드러졌다. 특히, 4강 플레이오프 5차전 때 그랬다. 3점 4개를 포함, 17점을 몰아넣었다. LG가 무너지지 않았다면, 유기상은 그야말로 영웅이었다.

자신감을 얻은 유기상은 대한민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으로도 선발됐다. 2024년 7월에 열렸던 일본 남자농구 국가대표팀과 평가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 후 소속 팀으로 복귀. 달라진 선수단과 함께 2024~2025시즌을 준비했다.

데뷔하자마자 4강 플레이오프에 나섰습니다. 특히, 5차전에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줬고요.

(이)재도형(현 고양 소노)과 (양)홍석이형(현 국군체육부대), 아셈 마레이가 정규리그 때 중심을 잡아줬습니다. 다만, 플레이오프는 변수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했고, 제가 변수로 거듭나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저를 향한 수비가 세지 않아서, 제 주변 공간이 넓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과감하게 던질 수 있었어요. 그게 좋은 결과로 나타났고요. 그렇지만 저희는 챔피언 결정전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그 점이 많이 아쉬웠어요.

유기상 선수는 2023~2024시즌 종료 후 대한민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으로도 선발됐습니다. 일본 남자농구 국가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렀는데요.

말씀 드렸듯, 태극 마크를 거의 달지 못했습니다. 이상백배 대표팀을 경험한 게 전부였어요. 그래서 국가대표팀에 선발됐을 때만 해도,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설레기도 했고요.

하지만 경기장에 도착한 후, 어떤 걸 해야 할지 생각했습니다. 또, 안준호 감독님과 서동철 코치님의 성향을 파악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 역할을 어느 정도 소화했던 것 같아요.

그 후 소속 팀으로 돌아왔습니다. 너무나 달라진 환경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 같아요.

(기존 멤버였던 이재도-이관희-정희재 등이 FA나 트레이드로 팀을 옮겼고, 두경민-전성현-허일영 등 총 8명의 선수가 LG 유니폼을 새롭게 입었다)

새롭게 합류한 형들과는 인사만 나눈 후, 국가대표팀으로 차출됐습니다. 그리고 국가대표팀에 다녀오니, 많은 게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시행착오를 겪기는 했지만, 해외 전지훈련이나 팀 훈련을 통해 형들과 친해졌습니다. 지금까지는 합을 나름대로 잘 맞춘 것 같아요. 다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기상 선수는 비시즌 동안 어떤 점에 초점을 맞췄나요?

기존에는 받아먹는 득점에 집중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직접 만드는 능력을 키우고 싶었어요. 필리핀 전지훈련 때부터 2대2를 많이 했던 이유였죠. 하지만 해외 팀과 KBL 팀의 수비 시스템이 다르다 보니, 제가 시험했던 것들을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분명한 건, 공격적으로 더 발전해야 합니다. 달라진 역할을 더 적응해야 하고요. 그리고 판정 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에, 저는 수비를 더 강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 중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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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새로운 주축 자원인 두경민과 전성현이 부상으로 자주 이탈했다. 1옵션 외국 선수인 아셈 마레이도 꽤 긴 시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렇기 때문에, 유기상의 비중이 높아졌다.

그래서 유기상은 이전보다 많은 시간을 소화해야 했다. 그러나 출전 시간에 맞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경기당 31분 2초를 코트에 나서고 있고, 평균 9.7점을 넣고 있다. 경기당 2.1개의 3점슛을 기록하고 있다.(12월 17일 오전 기준)

LG의 중심이 된 유기상은 2024~2025 KBL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1위를 기록했다. 허웅 혹은 허훈에게 향했던 관심을 자신에게 되돌렸다. ‘새로움’ 혹은 ‘최고’라는 타이틀로, 팬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올스타 팬 투표가 끝이 났습니다. ‘1위’라는 결과를 예상하셨나요?

정말 1도 생각 못했어요(웃음). ‘내가 왜 1등이지?’라고 생각했죠. 물론, 첫 날부터 1등을 차지했지만, 곧 내려갈 거라고 봤거든요. 그런데 2등과의 차이가 점점 벌어졌고, 저 스스로도 ‘1등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올스타 팬 투표 1위’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팬 분들께서 저를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또, 저 스스로 ‘코트에서 열심히 잘 뛰었구나’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팬들의 성원을 책임감으로 보답해야 합니다. 코트에서 더 열정적으로 뛰어야 해요.

올스타전에서 많은 팬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나요?

KBL에서 다 정해주실 거라, 저는 주문 받은 일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웃음). 또, 지난 시즌에 올스타전을 치러봐서, 긴장을 덜할 것 같아요. 물론, 주어진 퍼포먼스를 잘할지 모르겠지만(웃음),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올스타전도 올스타전이지만, LG는 더 높은 곳으로 반등해야 합니다.

준석이가 과부하를 겪지 않도록, 저는 경기 운영을 도와줘야 합니다. 또, 공격력 좋은 형들이 많아, 저는 한 발 더 뛰는 수비로 형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합니다. 간단히 말씀 드리면, 공수 모두 적극적으로 해야 해요.

앞으로 어떤 선수로 거듭나고 싶나요?

‘인성이 좋았던 선수’는 물론, ‘코트에서 성실하고 열정 있게 뛰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공수 겸장’과 ‘어느 역할이든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일러스트 = 락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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