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5.04.09 15:02 수정 2025.04.09 15:07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기아가 트럼프발 관세폭탄과 지속되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정체기)에도 불구하고 수익성과 전기차 사업을 모두 지켜가겠다는 의지를 확고히했다.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419만대를 판매하고, 글로벌 시장점유율 4.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기존 계획 대비 4조원 늘린 총 42조원을 미래 사업 등에 쏟아붓는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9일 개최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전환을 위한 중장기 사업 전략 플랜(Plan) S의 구체화된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지난 2021년 ‘기아 트랜스포메이션’을 선포한 이후,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공간을 혁신하고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며 “내실을 강화하고 자동차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브랜드의 발전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올해 매출액 목표를 전년 대비 4.7% 증가한 112조 5000억원, 영업이익은 2.4% 감소한 12조4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영업이익률은 0.8%P 내려잡은 11.0%로 잡았다. 미국발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고 전기차 캐즘,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이지만, 올해 매출 및 영업이익 목표는 소폭 조정하는 데 그친 것이다.
올해 미국에서는 주력 차종인 쏘렌토, 텔루라이드의 판매 경쟁력을 유지하고, 스포티지 상품성 개선 모델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지속하는 한편, 현지 정책, 제도,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84만 3000대 판매, 시장점유율 5.1%로 성장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은 55만 8000대를 판매하고 시장점유율 3.7%를 달성하기 위해 EV3 판매를 확대하고 EV4, EV5를 성공적으로 출시해 강화된 배출가스규제에 대응하는 한편, 성공적인 PV5 런칭을 통해 PBV 사업을 본격화한다.
중국에서는 내수 시장의 치열한 경쟁환경을 고려해 8만대 판매를 유지하고, 해외 수출은 전년비 7% 증가한 18만대로 끌어올리는 등 공장 가동률 향상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2029년까지 향후 5년간 투자 계획 관련해서는 기존 5개년(2024~2028년) 계획 대비 4조원 늘어난 총 4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는 19조원이며, 전동화 67%, SDV 9%, AAM·로보틱스 8%, 에너지 5%, 모빌리티 3%, 기타 7%의 비율로 각각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목표는 322만대로 설정했다. ▲2027년 375만대 ▲2030년 419만대, 시장점유율은 4.5%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2030년은 중국 판매목표 현실화에 따라 지난해 인베스터데이에서 발표한 430만대 대비 11만대 조정한 목표로 새롭게 설정했다.
지역별로는 2030년 북미에서 111만대, 유럽에서 77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58만대, 인도에서는 40만대 판매를 목표로 설정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친환경차 현지생산을 지속 강화해 대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유연 공급 체계를 통한 공급 다변화 등 최적 사업 전략 운영으로 2030년 111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6.1%를 달성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EV 볼륨 모델 확대를 통해 환경규제에 대응하고 하이브리드 신차를 지속 출시해 2030년 77만4000대 판매, 시장점유율 5.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도에서는 전기차를 비롯한 다양한 신차 출시로 2030년 40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7.4%를 달성하고 딜러망을 680개까지 확대하는 등 판매망 및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
국내에서는 중국 브랜드의 국내 진출로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만큼 2030년 58만대, 시장점유율 36.3%를 확보하고 EV 판매 비중을 지속 확대하는 등 전 부문에서 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해갈 계획이다.
친환경차 판매는 올해 89만7000대(판매 비중 28%)에서 2030년 233만 3000대(비중56%)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중 전기차는 125만 9000대를,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107만4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친환경차 판매 확대를 위해 라인업도 강화해 나간다. 올해 말 기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내연기관 23종, 전기차 9종 등 총 32종에서, 2030년에는 내연기관 17종, 전기차 15종으로 전동화 비중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하이브리드는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라 올해 K5, K8, 니로,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 6종의 차종을 총 49만2000대 판매하고, 2030년까지 전 세그먼트에 걸친 포트폴리오로 확대로 10종의 라인업을 완성하고 99만3000대까지 늘리겠단 목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정체기)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친환경차'에 대한 의지 역시 확고히했다. 전기차 판매는 ▲올해 32만 4000대를 시작으로 ▲2027년 78만 3000대 ▲2030년 125만9000대로 발표하며, 지난해 제시했던 목표치를 조정했다.
기아는 EV3, EV4, EV5 등 EV 대중화 모델을 글로벌 확대 전개해 전기차 구매 허들을 낮추고, 2026년 EV2의 성공적인 출시를 통해 풀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는 한편, 하드웨어 최적화, 차세대 전자 아키텍처 적용, 차량 소프트웨어 고도화 등을 통해 가격경쟁력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국내는 EV 개발 및 생산의 허브로 ▲미국은 중대형 SUV 및 픽업 ▲유럽은 중소형 SUV 및 해치백 ▲인도는 현지 전략 소형 SUV 등 지역별 주력 차급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외 13개 공장(국내 7개, 해외 6개)에서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혼류 생산하고, 2개의 전기차 전용공장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제고한다.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시장 역시 공격적으로 개척한다. 올해 7월 PV5, 2027년 PV7, 29년 PV9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2030년 유럽 13만 3000대, 국내 7만 3000대, 기타지역 4만 5000대 등 총 25만대의 PBV 판매를 목표하고 있으며, 모델별로는 PV5 13만 5000대, PV7 및 PV9을 11만 5000대 판매할 계획이다.
'타스만'에 이어 북미 시장 전용 전기 픽업트럭도 개발에 착수한다. 기아는 올해 국내를 시작으로 한국, 호주를 포함한 신흥 시장에 타스만을 출시하고, 연 평균 8만대 판매 규모로 시장점유율 6%(북미 지역 제외)를 확보할 계획이다.
북미의 경우 신규 전기차 플랫폼에 기반한 중형 전동화 픽업을 출시하고 중장기 연 9만대 판매, 시장 점유율 7%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전동화 픽업은 동급 최고의 실내 및 적재공간, 토잉 시스템 OEM 개발을 통한 편의성 증대, 오프로드에서의 특화 기능화 주행성을 확보하는 한편, 안전 및 편의성 확보를 위해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사양 및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적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