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간 갈등이 격화한 가운데 머스크가 화해 의중을 밝혔다.
6일(현지시각)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이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인 빌 애크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나는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를 지지한다. 이들은 조국의 이익을 위해 평화를 이뤄야 한다"라며 "우리는 떨어져 있을 때보다 함께할 때 훨씬 강하다"라고 글을 올렸다.
머스크는 이 글에 "당신은 틀리지 않았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화해의 의중을 밝힌 것으로 보이는 이 발언은 테슬라 주가가 전장 대비 14.26% 급락한 이후에 나왔다.
앞서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 정부 계약 취소 위협에 반발해 스페이스X의 드래건 우주선을 철수하겠다는 계획도 철회했다.
전날인 5일 한 엑스 사용자가 "이런 식의 공방은 안타깝다. 두 사람 다 더 나은 모습일 수 있다. 며칠 정도 진정하고 한 걸음 물러서는 게 어떻겠느냐"고 조언하자 머스크는 "좋은 조언이다. 드래건을 철수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CEO이기도 하며,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은 현재 NASA가 우주인과 화물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실어 나르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다.
이 때문에 머스크의 철수 경고가 현실화할 경우, ISS 운영을 비롯한 미국의 우주 정책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머스크가 화해 의사를 내비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도 갈등을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현지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 그저 그의 안녕을 기원할 뿐이다"라고 했다. 이어 "다른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나는 이 나라와 문제 해결에 큰 관심이 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캠프에 참여해 적극 활동했고, 당선 이후엔 최측근으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퍼스트 버디'로 불리며 영향력을 행사했고,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며 대규모 정부 구조조정 작업을 주도해 행정부 실세로 평가되기도 했다.
지난 4월 DOGE 수장직을 내려놓았고, 지난달에는 정부 특별공무원 신분도 내려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머스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황금열쇠까지 건네며 아름다운 작별을 맞는 듯했다. 머스크는 "친구이자 조언가로 남겠다"고 미래를 기약했다.
하지만 이후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대규모 감세법안이 미국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속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폭발해 이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매우 실망했다"며 전기차 보조금 폐지, 머스크 추천 인사 거부와 백악관에 남지 못한 것 때문에 머스크가 화가 났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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