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랜드가 디지털 집약 매장 'DCS(Digital Convergence Store)'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대형가전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4050 기성세대 대신 고성능 PC구성품 등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를 겨냥했다. 체험형 전문매장을 속속 선보이며 침체된 가전양판 시장에서의 반등을 노린다.
30일 가전양판업계에 따르면 전자랜드는 하반기 5개 이상 신규 DCS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현재 19호 매장까지 선보인 DCS는 최다 24호 매장까지 늘어난다.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월 평균 약 2개 DCS 매장을 새롭게 선보이며 공격적으로 확장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전자랜드가 현재 약 85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3분의 1가량을 DCS 매장으로 전환하는 셈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가전 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올 한 해 젊은 고객을 타깃으로 한 선제적 전략을 세웠다”면서 “기존 매장을 DCS 매장으로 탈바꿈하는 등 적극적으로 DCS에 힘을 싣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랜드 DCS 매장의 가장 큰 강점은 '차별화'다. 단순히 대형가전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판매 행태에서 벗어나 2030 고객들이 선호하는 제품군을 중심으로 전시하는 것은 물론 실제로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구성해 소비자의 매장 체류 시간을 대폭 확대했다.
DCS에서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카드, RAM, 케이스, 파워 등 판매대에 전시한 PC 구성품을 둘러보고 개별로 구매할 수 있다. 일반 검색용은 물론 게임용, 전문가용 등 고객 성향에 맞게 미리 준비한 조립PC 완제품도 판매한다. 그 자리에서 바로 고스펙 PC를 요구하는 게임도 즐길 수 있다. PC용 케이블과 공유기, 블루라이트 차단기, 디자인 멀티탭 등 주변기기도 한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다.
DCS의 타건 체험 공간 '세모키'도 호평받고 있다. '세상의 모든 키보드'라는 뜻인 세모키는 최근 급증한 보드 마니아층을 겨냥했다. 다양한 브랜드의 키보드를 직접 두드려보며 타건감과 타건음을 체험할 수 있게하면서 키보드에 일가견이 있는 젊은 고객들을 매장으로 이끌고 있다.
전자랜드는 앞으로 전국 주요 거점에서 DCS를 잇달아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적극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전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가운데 첨단 디지털 기기와 개인화된 소비 경험에 관심이 높은 MZ세대가 핵심 소비층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자랜드 모회사 에스와이에스홀딩스는 지난 5월 단독으로 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자랜드의 자본금은 883억원에서 1083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났다. 올해 DCS, 유료회원 대상 최저가 멤버십 '랜드500' 등 수익성 높은 사업모델을 중심으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MZ세대를 오프라인 체험 매장으로 이끌고, 입소문 마케팅 등으로 고객 충성도를 먼저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