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회사채 조기 상환 리스크 해결.사업구조 개편
유통군, 자산 매각·부동산 가치 재평가 재무 건전성 높여
롯데그룹이 2조 원대의 롯데케미칼 회사채 조기 상환 리스크를 해결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중장기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과 유휴 자산을 정리하고 주력 사업을 강화하면서 바이오와 인공지능 등 신사업에 집중 투자하여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렌터카 업체인 롯데렌탈을 매각하고 신성장 동력 중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된 헬스케어의 청산 절차도 밟고 있다. 그룹의 주력인 화학 부문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는 등 긴축을 이어가기로 했다. 유통군에서는 최근 롯데마트 수원 영통점을 성공적으로 매각하여 신규 출점과 기존 매장 재단장에 나서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9일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기한 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한 14개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 특약 조정을 가결했다. 이를 위해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4대 은행과 2조 5천억 원 규모의 롯데케미칼 회사채 신용보강 계약을 체결했다.
단기 유동성 우려를 해소한 롯데케미칼은 사업구조 개편에 나선다. 현재 60% 이상을 차지하는 기초화학 포트폴리오 비중을 2030년까지 30% 이하로 줄이고, 첨단소재와 정밀화학, 전지 소재, 수소에너지 등 사업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 법인 롯데 우베 합성고무를 청산하고 미국 내 EG 생산 법인 롯데케미칼 루이지애나 유상증자 지분 40%를 활용해 6천600억 원을 조달한다. 인도네시아 지분으로도 6천5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등 총 1조 3천억 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에틸렌 스프레드 변화를 모니터링해 공장 가동률을 조정할 예정이다. 하나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기한 이익 상실 이슈는 법원 인가 후 종료될 예정이며 외부 영업 환경이 최악을 지나 회복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유통군은 비효율 점포와 유휴 자산 매각과 부동산 가치 재평가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로 했다. 롯데쇼핑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자산 재평가에 나섰다. 7조 6천억 원 규모의 토지자산을 재평가해 15년간 오른 실질 가치를 반영하면 자본 증가와 부채비율 감소, 신용도 상승 등 재무 건전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속해 온 부진 점포 정리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마산점을 폐점했고, 부산 센텀시티점의 인수자를 찾고 있다. 5개 점은 매각 후 재임대 점포로 건물주가 변경되면 계속 영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인천 터미널점과 수원 영통점을 폐점했으며, 매각 대금을 신규 출점과 노후 점포 리뉴얼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미아점과 롯데마트 권선점 주차장 등 유휴부지 매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자산 재평가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미래 신사업에 대한 효율적 투자 비용 집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신성장 사업으로 추진해온 헬스케어를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해 과감히 접고, 롯데 바이오로직스의 의약품 위탁 개발 생산 사업, 전기차 충전 인프라, 2차전지 소재, 롯데이노베이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 버스 등 4대 신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또한 증권사와 기관투자자 등과 소통을 강화해 재무구조 개선 현황을 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 실행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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