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한 미국인이 광주 명예시민이 됐다.
광주시는 29일 “5·18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한 미국인 데이비드 돌린저(69·한국명 임대운)를 광주 명예시민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돌린저에 대한 명예시민증 수여는 다음 달 14일 전일빌딩245에서 열린다.
돌린저는 1978년부터 1980년까지 미국 평화봉사단원으로 전남 영암보건소에서 근무했다. 5·18당시에는 광주에 머물며 항쟁을 직접 목격했다.
그는 시민군 대변으로 활동했던 윤상원 열사가 외신과 기자회견을 할 때 통역을 맡기도 했다. 5월24일에는 항쟁의 거점이었던 옛 전남도청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그는 계엄군의 무전을 감청하며 시민들을 도왔다. 미군과 계엄군이 영어로 무전을 주고받을 수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한 임무였다고 한다.
5·18의 참상을 직접 목격한 그는 1981년까지 미군기지 강사로 근무하며 광주의 민주화운동 상황을 미국에 알렸다. 유엔인권위원회에 자신이 목격한 실상을 담은 인권침해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1985년 전두환 미국 방문 반대 시위, 1990년 광주항쟁 10주년 하버드대 추모 강연등을 통해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데에도 앞장섰다.
2022년에는 회고록 <나의 이름은 임대운>을 출간하고, 인세 전액을 ‘임대운과 함께하는 오월’ 기금으로 조성해 5·18피해자와 유가족을 지원하고 있다.
김호균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은 “데이비드 돌린저는 국적을 넘어 오월 광주를 함께 살아낸 이웃이자 용기의 상징”이라며 “그가 남긴 기록과 정신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민주주의 가치를 일깨워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