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귀국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 사회의 ‘학생선수 인식’에 대한 편견과 이중잣대를 강하게 비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인권자문위원으로 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유 회장은 8일 밤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밤 12시가 넘도록 학원에서 공부하는 학생은 ‘노력하는 청소년’으로 인정받지만, 운동선수가 꿈을 위해 하루 일정 시간 이상 훈련하는 것은 ‘학대’로 보는 시각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 회장은 이날 “귀국하자마자 아이가 열이 나서 늦게까지 하는 병원을 찾다가, 밤 12시의 분당 학원가 풍경을 보았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아이들이 꿈을 위해 참고 견디며 노력하는 모습이 대단하면서도 측은했다”면서 “그런데 문득, 공부는 열정으로 칭찬받고 운동은 학대로 몰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과연 정상적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썼다.
유 회장은 특히 “운동선수 출신이 잠시 쉬어가면 ‘운동만 해서 사회적응을 못 한다’는 낙인이 찍힌다”며 “공부를 쉬면 ‘시스템의 문제’, ‘청년실업의 고민’으로 바라보면서 운동선수의 어려움은 개인의 한계로 치부하는 것은 불공평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판단의 기준이 잘못되고 편견이 깔린 비판은 구시대적 사고방식일 뿐”이라며 “그런 비판에는 콧방귀도 뀌지 않는다”고 직설적으로 덧붙였다.
유 회장은 글에서 ‘인권’의 개념이 왜곡되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그는 “인권의 정의는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는 기본적 권리’라고 되어 있다”며 “그 말은 누구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그 선택이 보장받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학생선수들을 억압하고, 편향된 사고로 가두려는 이들이 있다”며 “그들이 질리도록 앞세우는 단어가 ‘인권’과 ‘학습권’이지만, 정작 기본적 권리를 요구하는 학생선수와 학부모, 지도자들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회장은 “나는 인권 전문가는 아니지만, 도대체 어떤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정답’이라 단정하며 인권을 운운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 회장은 최근 참석한 IOC 인권자문위원회 회의에서 느낀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회의에서 ‘디지털 기기 중독 예방(prevention digital addiction)’이라는 문구를 채택하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일부 인권 전문가들이 ‘e스포츠도 새로운 직업군으로 자리 잡고 있어 그 단어는 모든 사람을 대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고, 결국 워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순간 정말 놀랐다”며 “인권 전문가들이 그 표현 하나가 미칠 소수의 영향까지 고려했다는 점에서 많은 걸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엘리트 선수들은 분명 소수이지만, 그들의 목소리와 의견도 존중받아야 한다. 소수를 위한 정책도 인정받아야 한다. 그것이 진정 모두를 위한 인권”이라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대한체육회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한체육회가 해야 할 일은 체육계의 부조리를 뿌리 뽑고,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이 공존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며 “무엇보다 미래 세대인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고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이어 “공존으로 가는 길, 꿈을 지켜주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비판이라면 어떤 비판도 환영하지만, 아이들의 꿈을 막고 분열을 조장하는 비난이라면 단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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