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초고압 측정표준 확립…‘에너지 고속도로’ 속도낸다

2025-11-12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초고압 직류 송전(HVDC)’ 설비의 성능을 신뢰성 있게 검증할 수 있는 표준을 국내 최초로 확립하고 국가 전력 기관과 산업체를 대상으로 시험·교정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확립한 측정표준은 600㎸급 초고압 직류 측정표준과 800㎸급 낙뢰 임펄스, 700㎸급 개폐 임펄스 측정표준이다. 국내에도 초고전압 설비의 성능을 정밀히 평가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돼 국내 중전기기 기업의 제조 품질과 수출 경쟁력을 한층 높일 전망이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교류 전력을 초고압 직류로 변환해 송전하는 기술이다. 기존 교류 송전 방식보다 전력 손실이 적고, 송전 방향 제어도 용이해 장거리·대용량 전력 전송에 유리하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전력 발전소가 밀집한 비수도권에서 전력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으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차세대 송전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차 전력망위원회에서는 HVDC 산업 육성을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사업의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국내 기업체들도 HVDC용 중전기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기존에는 국내에 초고전압 측정표준이 확립되지 않아 제품의 성능 인증과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HVDC 설비에 적용되는 모든 중전기기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규정한 성능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는 성능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기준이 없다 보니 기업들은 해외 교정기관을 초청해 시험을 진행해야만 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KRISS 양자전기자기측정그룹은 HVDC용 중전기기에 적합한 초고전압 측정표준을 새롭게 확립했다. 먼저 KRISS는 기존 200㎸ 수준에 머물렀던 초고압 직류 측정표준을 600㎸급으로 세 배 이상 확대했다. 이 표준은 전력 설비가 정상 운전 조건보다 높은 전압을 일정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견딜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지속 전압 시험의 기준이 된다.

또한 KRISS는 800㎸급 낙뢰 임펄스(LI)와 700㎸급 개폐 임펄스(SI) 측정표준도 새롭게 확립했다. 낙뢰 임펄스는 낙뢰로 인한 순간적인 전류 유입 시 발생하는 고전압을, 개폐 임펄스는 대형 전력 설비의 스위치 켜거나 끌 때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전압 변동을 모사한다. 이 두 표준은 짧은 순간에 발생하는 극한 고전압 환경에서 전력 설비의 절연 성능을 검증하는 충격전압 시험의 기준이 된다.

이번 표준 확립으로 국내에서도 IEC 국제규격에 맞게 초고전압 설비의 성능을 시험·교정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원하는 시점에 신속하게 시험을 진행할 수 있어 제품 상용화 기간을 단축하고, 시장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RISS 이형규 양자전기자기측정그룹장은 “이번에 개발한 표준을 기반으로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고창전력시험센터와 일진전기에 시험장비 교정 서비스를 개시했다”며 “앞으로도 국내 전력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초고압 측정표준을 지속적으로 확립해 국가 전력망의 안정성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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