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외도 탓에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바람이다 VS 사회생활이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남편과 같이 볼 거다. 제목 그대로 바람인지, 비즈니스인지 의견을 여쭙고 싶다"며 "저는 이혼까지 고려하고 있고 남편은 억울해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A씨의 남편은 과장으로 회사에서 7세 어린 여성 사원과 친하게 지냈다. 두 사람은 같은 팀이었으나 조직 개편으로 여직원이 다른 팀으로 가게 되면서 떨어졌다.
A씨는 "여직원은 평상시 남편이 잘해주기도 하고 남편의 다정한 성격에 잘 따랐다고 한다"며 "카톡은 대부분 업무 내용이나, 말투가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보내는 일반적인 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여직원이 "과장님~ 이거 아까 시키신 거 했는데 봐줘요"라고 하자, 남편은 "잘했네. 내가 손 볼 거 보고 마무리할게"라고 답했다. 이어 여직원이 "칭찬은 더 많이"라고 요구하자, 남편은 "머리라도 쓰다듬어줘?"라고 화답했다. 그러자 여직원은 "나 강아지예요?"라고 장난을 쳤다.
A씨는 "최근 남편이 야근한다고 집에 늦게 들어온 적이 있는데 그날따라 촉이 이상했다. 집에 오자마자 옷 벗고 화장실로 급하게 가서 씻더라. 근데 미세하게 술 냄새가 났다. 캐물으니 야근하고 팀 사람들이랑 간단하게 30분 정도 생맥주 한잔했다고 하더라"고 떠올렸다.
무언가를 숨기는 듯한 모습에 A씨가 재차 추궁하자, 남편은 그제야 여직원과 술을 마셨다고 실토했다.
남편은 "9시쯤 업무 마무리하고 들어가려는데, 걔도 야근하고 있더라. 지나가면서 '고생해'라고 한마디 했는데 갑자기 내 쪽으로 머리를 기대고 '과장님이랑 일했을 때가 좋았다'면서 엉기고 맥주 한잔하자고 했다. 애가 딱해 보이고 친하게 지냈던 때가 떠올라서 술 한잔을 했다"며 "솔직하게 말하면 당신이 의심하고 화낼까 봐 말을 못 했다"고 고백했다.
남편의 코트에는 여자 화장품까지 묻어있었다. 이에 대해 남편은 "실수로 부딪혀서 묻었을 것"이라며 "절대 껴안은 거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심지어 남편은 술자리가 끝난 뒤 집에 오는 길에도 여직원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여직원이 "과장님, 아내분께 혼나는 거 아니에요? 아무래도 여자랑 둘이 술 먹은 거니까"라고 걱정하자, 남편은 "솔직하게 말하면 큰일 나서 대충 둘러대야지. 그리고 네가 무슨 여자냐. 꼬맹이지"라고 말했다. 그러자 여직원은 "저도 여자다. 어디 가서는 그렇게 잘해주지 마라. 다른 사원들한테도 잘해주지 말고 저한테만 잘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남편은 "친한 동료끼리 할 수 있는 카톡이라고 생각한다. 불순한 관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남편의 업무용 휴대전화에서는 두 사람이 잠자리한 정황이 발견됐다.
A씨는 "업무용 휴대전화를 보니 '네가 더 소중해졌다' '그냥 내 남자 하면 안 되냐' '가슴이 좀 커진 것 같다' 등 누가 봐도 둘이 잤구나 하는 내용들이 많았다"며 "특히 여직원의 신체 부위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업무용 휴대전화를 들킨 시점부터 남편은 말이 계속 없더라"며 "퇴근하고 본가 가서 부모님께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다. 엄마는 아무 말 없이 한숨만 푹푹 쉬고, 아빠는 화나서 바로 시댁에 전화했다. 아빠가 시아버님께 자초지종 말하니까 '처음 듣는 내용이다. 아들이랑 통화하고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하시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시아버님이 아빠에게 '아들 잘못 키워서 죄송하다'고 사과하시면서 제게 '날 봐서라도 선처해 줘라.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돈을 주겠다. 무릎을 꿇으라고 하면 무릎이라도 꿇겠다'고 하시더라.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할 거다' 하고 통화를 끊었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A씨는 "아빠가 이혼 전문 변호사를 알아봐 주고 있다"며 "영화에서 보면 배신감에 치를 떨고 통곡하고 그러지 않냐. 근데 이제 다 끝났다 생각하니 오히려 가뿐하고 마음이 덤덤하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똑똑한 판단에 박수를 보낸다" "남자는 남자가 알아본다. 주변 남자들이 내 남자에 대해 하는 조언을 주의 깊게 들어봐라" "이혼 못 하고 하소연만 하는 사람들 보면 항상 가슴 아파했는데 정말 잘한 선택이다" "사내 불륜 제보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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