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앞둔 누리호 머리 위, 암초가 지나간다···‘축구장 크기’ ISS 충돌 피할 방법은

2025-11-12

항우연 “국제우주정거장, 4차 누리호에 접근”

우주 충돌 가능성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 필요

‘발사 가능 시간’ 초반부에 쏴 위험 줄일 예정

축구장과 비슷한 크기의 초대형 우주 시설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이달 말 발사되는 4번째 누리호에 가까이 다가올 것으로 분석됐다. 이전에 발사된 누리호에서는 없었던 이례적 상황이다. 비행 중 우주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가 필요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누리호는 발사 가능 시간대 가운데 ISS와 최대한 멀리 떨어진 시점을 골라 우주로 떠날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한국과학기자협회와 함께 지난 11일 누리호 4차 발사 준비와 관련해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누리호는 오는 27일 밤 12시54분부터 오전 1시14분 사이에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그런데 항우연에 따르면 고도 약 400㎞에서 지구 주변을 도는 ISS와 지상을 떠나 비행하는 누리호 간 거리가 발사 당일 오전 1시12분부터 200㎞보다 가까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우연 지침상 200㎞는 발사체와 유인 우주 물체 간 최소 안전거리다. 이보다 가까워지면 잠재적 우주 충돌 가능성이 생긴다. 누리호 발사 가능 시간 가운데 약 2분(오전 1시12분~14분) 동안 불안한 상황이 펼쳐지는 셈이다. 누리호 발사가 기상·기술 문제 때문에 연기될 때를 대비해 설정된 발사 예비일(11월28일~12월4일)에도 동일 시간대에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우주비행사가 상주하는 ISS는 길이가 108m, 폭은 73m에 이른다. 축구장과 비슷한 크기다. 태양 전지판과 연구·거주용 시설이 고구마 줄기처럼 연결돼 있다. 누리호로서는 최대한 충돌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상책인 거대 우주 시설이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한영민 항우연 우주발사체연구소장은 “ISS 근접을 고려해 (발사 가능 시간이 시작하는) 0시54분에 최대한 가깝게 누리호를 발사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래야 누리호와 ISS 간 거리를 가능한 한 많이 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조치를 하면) 발사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정확한 시각은 (발사 전날 열릴) 발사관리위원회에서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누리호가 이렇게 ‘골치 아픈’ 시간대에 굳이 이륙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4차 누리호 주탑재체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 때문이다. 고도 600㎞의 태양동기궤도를 돌면서 극지방 오로라를 관찰할 예정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한국 위치를 고려할 때 이 시간대에 쏴야 제 궤도에 들여보낼 수 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우주로 떠난 1~3차 누리호의 위성 또는 위성 모사체는 목표 궤도가 달랐기 때문에 이런 고민이 필요 없었다.

이번 4차 누리호에서는 초소형 위성이 지구 궤도에서 사출되는 장면을 찍기 위한 동체 내부 카메라를 총 3대로 늘린 것도 특징이다. 2023년 3차 누리호 때까지는 카메라가 1대뿐이었다. 이 때문에 3차 누리호에 탑재됐던 초소형 위성 1기가 정상 사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는 데 긴 시간이 걸렸다. 카메라 1대로는 촬영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한 소장은 “(4차 누리호에서는) 카메라 3대로 초소형 위성 12기가 정상 사출됐는지 시각적으로 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누리호의 본격적인 발사 준비 절차는 이륙 전날인 오는 26일 오후 6시쯤부터 시작된다. 이때 누리호를 대상으로 전기·전자 장치가 정상 가동되는지 확인한다. 연료인 케로신과 산화제인 액체산소도 동체에 주입한다.

발사 10분 전에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자동 관제시스템에 별다른 문제가 나타나지 않으면 누리호는 카운트다운이 ‘0’이 되는 순간, 나로우주센터에서 이륙한다. 이륙 뒤 지구 궤도에서 위성 사출을 마치면 누리호는 총 21분24초간의 비행 임무를 끝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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