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심각한 홍수 피해에 의료 물품 보내
인니 내무장관 “우리 자원에 비하면 안 많아”
말레이 국민 “고위 관료 할 말 아냐···불쾌”

말레이시아가 최근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은 이웃 나라 인도네시아에 구호물자를 보낸 가운데 한 인도네시아 관료가 지원 금액이 많지 않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티토 카르나비안 인도네시아 내무부 장관은 지난 13일 공개된 현지 팟캐스트 ‘수아라 로칼 멩글로벌’ 영상에서 “말레이시아가 전달한 의료 물품의 가치가 10억루피아(약 8800만원)에도 못 미친다”며 “인도네시아의 재난 대응 자원에 비하면 별로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예산과 병력 규모는 그보다 훨씬 크다”며 “다른 나라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식의 이야기가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홍수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외국의 도움을 거부하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태도와 맞닿아 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지난 12일 각료회의에서 “여러 세계 정상들로부터 원조를 보내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관심에 감사하지만 우리는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이를 감당할 역량이 있다”고 말했다.
구호물자 규모를 폄하한 티토 장관의 발언에 말레이시아 국민은 반발했다. 말레이시아 네티즌 아즈랄 라힘은 SCMP와 인터뷰에서 “티토 장관의 견해가 인도네시아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와 같은 고위 관료가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됐다”며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자국민을 돌봐야 할 당신들의 의무를 우리의 원조를 비교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25일 사이클론(열대성 폭풍) ‘세냐르’가 몰고 온 폭우로 심각한 홍수·산사태 피해를 입었다. 수마트라섬에 피해가 집중되면서 1000명이 넘게 사망하고 수천명이 다쳤다. 여전히 200여명이 실종 상태다.
말레이시아 정부와 비정부기구는 인도네시아의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아체주, 북수마트라주 등 피해 지역에 식량과 생필품, 의료진과 의약품을 지원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