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팀 참가 항의 시위로···세계 3대 사이클 대회 ‘부엘타’ 조기 폐막

2025-09-15

세계 3대 도로사이클 대회인 ‘부엘타 아 에스파냐’(부엘타)가 이스라엘팀의 경기 참가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경기장 난입으로 조기 폐막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 시내에서 열린 부엘타 경기 중 마지막 코스 구간에 난입한 시위대로 인해 결승선을 약 43㎞ 남겨두고 대회가 중단됐다.

이날 마드리드 거리에 모인 10만여명의 시위대는 이스라엘 홍보 단체 ‘이스라엘 프리미어 테크’의 경주 참가에 항의했다. 시위대는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해당팀 선수들이 지나갈 때마다 야유를 보냈다. 이내 일부 시위대가 마지막 구간인 21구간을 막아서자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빚어졌다. 경찰은 최루탄을 동원해 시위대 진압에 나섰다.

이날 충돌로 경찰관 최소 22명이 다쳤다. 당국은 시위 관련자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프리미어 테크는 10년 전 이스라엘로 이주한 캐나다 억만장자 실반 아담스가 소유한 팀이다. NYT에 따르면 이 팀은 이스라엘에 등록돼 있지만 경영진과 선수단 모두 캐나다 출신이 다수 포함돼 있다.

조직위는 SNS에 “보안상 이유로 대회가 조기 종료됐다”며 “시상식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중단 지점인 21구간 앞까지 선두를 유지해 우승자가 된 덴마크의 요나스 빙에고르 선수는 “우리에게서 영원할 순간을 앗아간 점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누구나 항의할 권리가 있지만 경기를 위험에 빠뜨리는 방식으로는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스알메이다 마드리드 시장은 “내가 이 위대한 도시의 시장이 된 이래 가장 슬픈 날”이라며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의 선동 발언이 시위의 폭력적 변질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산체스 총리는 “팔레스타인과 같은 정의를 위해 거리로 나선 스페인 국민들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프리미어 테크 창립자인 아담스는 “평화적 시위는 합법적인 표현 형태지만 이번 대회 기간 일어난 스포츠를 향한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올해 부엘타 대회에서는 4차례 이상 참가팀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지난주에는 시위대로 인해 선수의 낙상 사고가 발생해 대회 안전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부엘타는 3주간에 걸쳐 총 3151㎞의 거리를 21개 구간으로 나눠 달리는 도로 사이클 대회다. 프랑스의 ‘투르 드 프랑스’, 이탈리아의 ‘지로 데 이탈리아’와 함께 세계 3대 도로사이클 대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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