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옆 동네에 주말주택을 마련해놓고 서울에서 다녀가는 지인이 들렀다. 한동안 뜸했던 터라 왜 이렇게 얼굴 보기 힘드냐고 물었더니, 손님 치르는 게 힘들어 자주 오지 않는다고 했다. 손님들이 왔다 돌아가고 난 뒤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를 치우기 힘들어 조용히 혼자 다녀가곤 한다는 것이다.
시골에 집 짓고 나서 손님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친구들·친척들과 만나는 것은 반갑고 즐겁지만 신경 쓰고 챙겨야 할 일도 많다. 손님맞이를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잠자리를 봐주는 것은 물론, 돌아간 뒤 설거지와 청소도 해야 하고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 처리도 골치 아프다.
요즘처럼 계절이 좋을 때는 마당에서 숯불을 피우고 바비큐 파티를 즐긴다. 그러면 술병과 비닐·스티로폼 등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남는다. 특히 여름철 음식물 쓰레기는 금방 악취가 나고 파리 등 벌레가 들끓는다. 바로바로 처리해야 하는데 시골에서는 그게 쉽지 않다. 그래서 땅에 묻기도 하고 발효시켜 비료로 쓰기도 하는데 번거롭다.
그러다보면 하룻밤 알아서 놀다 가라며 빈방을 내주고 분리배출 방법을 안내한다. 하지만 돌아간 후에 보면 음식이며 침구 등이 그대로 펼쳐져 있고 몸만 빠져나갔다. 최악이다. 예전 시골의 민박 손님들은 그랬다. 방 안에서 술판 벌이고 고스톱 치고 담배 피우며 놀다 돌아가면 주인이 알아서 치웠다.
그러다 펜션문화로 바뀌었고 요즘 펜션 손님들은 이부자리 정리와 설거지는 기본적으로 하고 간다. 주말주택에 손님으로 와서 방을 쓰고 가는 지인들도 자기가 먹은 음식이며 자던 이부자리는 잘 정리하고 간다. 동네 마트에 들러 종량제 봉투까지 사들고 와 분리배출을 잘해놓고 가는 사람도 있다. 돌아갈 때 자기가 버리겠다면서 쓰레기를 몽땅 차에 싣고 떠나는 손님도 있다. 감동이다. 물론 먹다 남은 음식물을 일반 쓰레기와 뒤죽박죽 섞어 한곳에 던져두고 가는 사람도 여전히 있다. 음식물이라도 따로 모아놓으면 좋은데 말이다.
도시든 농촌이든 쓰레기는 정해진 장소에, 정해진 방법으로 버려야 한다. 재활용 쓰레기는 봉투에 담아 잘 묶어서 버리고, 일반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를 사용해야 한다.
시골에서는 쓰레기 배출 장소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모아두었다가 한꺼번에 처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러다보니 종이상자나 목재 등을 자체적으로 소각하기도 하는데, 이는 불법이다. 어떠한 쓰레기도 태워서는 안되고 분리해 버려야 한다. 다만 목재를 벽난로나 구들을 덥히는 연료용으로 사용할 때는 괜찮다.
철물은 고물상에 부탁하면 대부분 가져간다. 많을 경우에는 팔 수도 있다. 이사를 하거나 건축공사를 하고 나면 다양한 쓰레기가 생긴다. 이럴 때는 폐기물 처리업체에 의뢰하는 것이 좋다. 비용은 부피나 무게에 따라 다르다. 건축폐기물 중에는 전문가가 지정된 방법으로 버려야 하는 것도 있다. 예전에 지붕에 쓴 슬레이트가 대표적이다.
농촌에서는 영농폐기물이 많이 발생한다. 정원을 관리할 때도 비닐이나 비료·농약을 담았던 용기 같은 쓰레기가 생긴다. 이런 영농폐기물들은 반드시 이물질을 제거한 후 마을 공동집하장에 버려야 한다.

김경래 OK시골 대표·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