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비 끊기고 백신 접종률 ‘뚝’···미 사회 안전망, 트럼프 재집권 1년 만에 ‘붕괴 위기’

2026-01-01

‘연방 보육 지원금 일시 중지’ 전국 확대 전망

미국인 47% “미 의료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

‘크고 아름다운 법안’ 시행 뒤 격차 심화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 사회 곳곳에서 ‘사회 안전망’이 뚫리는 신호가 보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1년 차에 공공복지 프로그램 예산 삭감을 추진하고 저소득층 의료·식량 지원 프로그램 가입 문턱을 높였다.

31일(현지시간) 미 ABC방송 보도에 따르면 한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미네소타주에만 적용된 연방 보육 지원금 지급 일시 중지 정책을 전국 단위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자금이 합법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증명할 때에만 지원금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보육 지원금은 저소득층 가구의 유아들이 보육 기관에 다닐 수 있도록 정부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주는 보조금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네소타주에서 부정 청구 사건이 다수 일어났다면서 이날부터 해당 주에 대한 보육 지원금 지급을 일시 중단했다. 보육 지원금 지급 중단이 미 전역에서 이뤄지면 전국 140만 명의 저소득층 유아들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앤드루 닉슨 복지부 대변인은 보조금을 신청하려는 보육 기관 관계자들은 과거 부정 청구 전력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복지부에 제출해야 한다고 ABC방송에 말했다. 이 서류에는 보육 시설 운영 면허, 모니터링 보고서, 불만 사항 조사 등이 포함된다. 복지부는 서류를 검토한 후 결격사유가 없는 기관에 보조금을 후지급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정부 지원금 수급이 미뤄지면 많은 저소득층 아이들이 돌봄·교육 서비스에서 배제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보육 기관에 잘못이 있더라도 아동에게 ‘연좌제’를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료·보건 상황도 나빠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학생 백신 접종률이 급감했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WP는 유치원생 95% 이상이 홍역 백신을 접종한 미 전역 카운티 비율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주로 2018·2019학년도) 50%에서 최근(2024·2025학년도) 28%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했다. 95%는 집단 면역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접종률이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은 뒤로 기존 백신 규정을 완화·폐지하면서 접종률이 더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의료 시스템 문제도 수면에 떠올랐다.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지난달 15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미국인 23%는 자국 의료 시스템이 ‘위기’라고 답했고 47%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 29%는 ‘의료 비용 급증’을 의료 시스템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는 작년 응답률(23%)보다 6%포인트 오른 수치다.

그간 미국에서는 거대 건강보험 회사들의 행정처리 지연, 약값 급등 등이 서민들의 의료 접근성을 떨어트렸다. 이 상황에서 집권 공화당은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을 없애겠다며 민주당과 2026 회계연도 예산안을 두고 갈등하다가 지난해 43일 최장기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초래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재정 긴축을 명분으로 내세워 예산 삭감과 인력 감축을 통해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정부 사업을 대폭 줄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지난해 저소득층 건강 보험 서비스인 메디케이드 프로그램 수혜 심사 과정을 엄격하게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한 의회에서는 행정부가 제안한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통과 시켜 올해 메디케이드, 저소득층 식품 지원 프로그램(SNAP), 저소득층 공공주택지원, 난민 지원 및 재정착 지원 등 예산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복지 예산 축소로 소득 불평등이 심화하고 빈곤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예일대 버짓랩은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적용되면 소득 하위 10% 가구는 평균 소득이 7% 감소하는 반면 상위 10%는 1.5% 증가하며 소득 불평등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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