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구분없이 화장실 1개만 설치하고 소변기는 아예 없어
2022년에도 같은 상황발생 2023년 전수조사했지만 반복
양산교육청 “장애물없는 생활환경 규정대로 시공해 했다 ”
경남교육청이 양산에 공립단설유치원을 신설하면서 특수학급 화장실을 남녀 구분없이 하나만 설치하고, 유아용이 아닌 성인용 대변기와 세면대를 설치하는 황당한 일을 벌였다.
24일 전교조 경남지부에 따르면 오는 3월 1일에 개원하는 A 유치원에 일반학급 화장실은 남녀로 성별을 분리해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을 각각 따로 시공했지만 특수학급에는 남녀구분없이 하나만 설치했다. 특히 특수학급 화장실에는 아예 소변기를 설치하지 않고 성인용 대변기와 세면대만 설치해 어린 유아들이 사실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 경남지부가 문제를 제기하자 최근 이미 시공된 대변기와 세면대를 모두 뜯어내고 유아용 시설로 다시 교체했다.
양산교육지원청의 해당부서는 “‘장애물없는 생활환경(BF:Barrier Free)’ 인증을 했는데 성인용 양변기를 쓰라고 돼 있어서 시공하게 되었다. BF는 저희가 임의대로 할 수 없고 규정대로 설치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경남교육청 산하 신설유치원 특수학교 화장실에 성인용 대변기와 세면대를 설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에도 신설 공립단설유치원 화장실에 성인용을 설치했다가 뜯어내고 유아용으로 재교체했다. 이후 경남교육청은 2023년 경남 전체 공립유치원 특수학급 화장실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성인용 시설이 설치된 유치원 특수학급 화장실 시설을 유아용으로 모두 교체하는 공사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3년만에 다시 반복된 것이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유아의 안전과 인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 화장실 시설을 뜯어내고 재 시공한 것은 심각한 예산낭비이고, 시설 건립동인 시공 설계, 감리, 시설점검 등 무수한 단계를 거쳤는데도 반복된 이런 결과가 나온것은 유아특수교육에 대한 경남교육청의 전반적인 몰인식이 드러난 것이다”면서 “유아특수학급 화장실이 성별 구분도 되지 않은 채, 성인 변기가 설치되는 반인권적인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경남교육청이 장애 유아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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