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건설업계 유이한 성장세…시장 '부정적' 전망 뒤엎어
박 대표 7월 취임 후 줄줄이 수주…취임 전 주택 수주 0건 대조
사업성 나아지자 수주 몰아치기…재무안정성 업계 최고 유지
[미디어펜=조성준 기자]박상신 대표가 이끄는 DL이앤씨가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수익성까지 향상시켜 눈길을 끌고 있다.
건설 불황 속 업계가 수익성 악화를 겪는 가운데에서도 특유의 선별수주 전략을 가동해 성장을 지속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L이앤씨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804억 원)보다 3.7% 증가한 833억원 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은 1조9189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8374억 원) 대비 4.4% 늘었다.
올해 누계 매출은 5조 8796억 원, 영업이익은 1768억 원을 기록했다.
DL이앤씨는 주요 건설사 중 올 3분기 실적 향상을 달성한 유이한 업체다. 불황의 험로를 뚫고 성장세를 유지하는 주요 비결로는 어느 건설사보다 깐깐한 선별수주 전략이 우선 꼽힌다.
지난해 말부터 건설업계에 한파가 불자 DL이앤씨는 올해 상반기 내내 수주에 선뜻 나서지 않고 관망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DL이앤씨가 수주해 시공 중인 공사는 '국립새만금수목원'밖에 없고, 주택 수주는 도시정비사업이나 자체사업 모두 없었다. 업황이 악화되면서 수주하더라도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행보였다.
하반기 들어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풀리자 DL이앤씨는 수주 몰아치기에 나섰다. 하반기 수주 실적으로는 7월 초 공사비 3817억 원 규모의 잠실우성 4차 주택 재건축정비사업, 8월 공사비 5034억 원 규모 영동양수발전소, 8월 말 공사비 4385억 원 규모의 도곡개포한신 재건축정비사업, 10월 3607억 원 규모의 자양7구역 재건축 사업, 10월 공사비 2828억 원 규모의 분당복합화력발전 현대화사업 1블록 등이 있다.
변칙적인 선별수주 전략을 통해 원가율 개선에도 성공했다. DL이앤씨의 3분기 원가율은 직전분기 대비 2.4% 포인트 개선된 87.8%였고, 100% 자회사 DL건설도 직전분기 대비 3.4%포인트 개선된 92.2%를 나타냈다. 원가율 개선은 수익 증대로 직결된다.
재무안정성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했다. DL이앤씨는 3분기말 기준 연결 부채비율이 104.2%이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 2조2366억 원, 순현금 1조308억 원으로 국내 건설업계 최정상의 재무안정성을 유지 중이다.
DL이앤씨의 안정적인 성장 기조는 박상진 대표이사 취임과 궤를 같이 한다. 주택통(通)이자 DL그룹에서 잔뼈가 굵은 '믿을맨'으로 통하는 그는 하반기가 막 시작된 지난 7월 대표로 내정된 바 있다.
박 대표는 타 분야 출신인 서영재 DL이앤씨 전 대표가 취임 두 달 만에 사임한 뒤 어수선해진 사내 분위기를 일거에 정비했다. 취임하자마자 잠실우성 4차 재건축 수주에 성공하더니 현재까지 매 달 굵직한 사업을 수주하며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DL이앤씨가 시장 전망을 깨고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연말까지 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달리, 3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시작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