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고려인마을, 세계를 품다- ‘2025 광산 세계야시장’ 5만 인파 성황

2025-10-19

[전남인터넷신문]'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지난 19일 세계 각국의 음식과 문화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열렸다.19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광산구가 주최한 ‘2025 광산 세계야시장’이 고려인마을특화거리 일원에서 펼쳐지며 5만여 명의 인파가 몰려들었고, 다채로운 음식과 음악, 역사적 감동이 어우러진 밤으로 세계인의 마음에 기록됐다.

이번 축제에는 고려인동포들의 출신국인 중앙아시아 7개국을 비롯해 베트남, 중국, 태국, 캄보디아, 인도, 터키 등 19개국 이주민 공동체가 참여해 ‘지구촌의 식탁’을 차렸다.

각 나라의 전통 요리를 선보이는 80여 개의 먹거리 부스는 하루 종일 긴 줄이 이어졌고, 향신료의 향과 고향의 노래가 골목마다 퍼지며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베트남, 태국, 미얀마, 일본 등 다양한 나라가 참여한 ‘세계전통의상 퍼레이드’는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각국의 전통의상이 선보이는 화려한 색채와 세련된 춤사위는 다문화의 아름다움을 한껏 드러냈다.

한 관광객은 “광주에서 세계여행을 한 듯하다”며 “고려인마을이 이렇게 따뜻하고 화려한 곳인 줄 몰랐다”고 감탄했다.

이날 고려인마을은 또 다른 감동의 무대를 마련했다. 세계적인 미술거장 문빅토르 화백의 특별전과 토론회가 열려, 강제이주의 기억과 고려인의 예술혼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이어졌다.

문 화백은 카자흐스탄 우슈토베에서 태어나 카자흐스탄 국립 고려극장 주임미술가로 활동하며 디아스포라의 기억을 화폭에 담아온 예술가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잊혀지지 않으려는 민족의 숨결”이라 불릴 만큼 깊은 역사적 감동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국가보훈부 주관 ‘코리아 메모리얼 로드 인 광주’ 행사가 고려인마을 둘레길을 따라 개최됐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전국의 독립운동 사적지를 순례하며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기 위한 ‘코리아 메모리얼 로드 투어’의 올해 마지막 일정이었다.

참가자들은 홍범도공원과 고려인문화관, 그리고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살아가는 마을둘레길을 걸으며 “기억은 살아있는 역사”라는 메시지를 마음 깊이 새겼다.

축제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 19일에는 ‘제13회 고려인의 날’ 기념행사 가 마을 중앙에 위치한 홍범도공원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에는 고려인동포와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함께 참석해, 포용도시 광주로서 넓은 품과 그 정체성을 다시금 확인할 예정이다.

고려인마을은 이번 축제를 계기로 관광·문화·예술·보훈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된 ‘역사문화 복합 관광지’로의 도약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신조야 광주고려인마을 대표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지역 축제가 아니라, 고려인의 역사와 세계 각국의 문화가 만나는 감동의 현장이었다”며 “고려인마을은 앞으로도 1천만 관광객 시대를 향해, 광주를 대표하는 글로벌 문화마을로 성장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때, 강제이주의 아픔을 간직했던 독립유공자 후손 고려인동포들의 마을공동체가 이제 세계인의 축제가 열리는 무대로 거듭나고 있다. 음식과 예술, 역사와 나눔이 함께하는 연이은 행사로, 광주는 세계와 손을 맞잡았고, 고려인마을은 희망의 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고려방송: 안엘레나 (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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