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는 연료로 '나무→석탄→석유→천연가스→수소'를 사용한다. 수소는 화학 연료 가운데 최종 에너지이고 무공해이므로 수소에너지 시대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청동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 바뀐 것처럼, 에너지 분야에서는 탄소시대(석탄, 석유, 천연가스)로부터 수소시대로 전환하고 있다.
연료에 따라서 운송기관의 기술도 내연기관(가솔린, 디젤)에서 연료전지로 바뀐다. 연료전지는 연료(주로 수소)로부터 전기를 만드는 새로운 기술이다. 연료탱크에 수소를 넣고 다니는 차를 수소연료전지자동차라고 하지만 직관적으로 쉽게 표현하기 위해 '수소전기차'라고 한다. 수소전기차는 대도시에서 오염된 공기를 정화해 물만 배출하므로 공기청정기 역할도 한다. 일반 주유소처럼 수소충전기를 설치하면 빠르게 수소를 충전하고 장거리 운전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에너지원 수입의존도는 지난 2022년 기준 94%이며 에너지(석탄, 석유, 천연가스) 수입액이 약 300조원으로 2022년도 국가예산 514조원에 비하면 약 58%에 해당하는 돈이 국외로 유출됐다. 에너지 수입을 위해 국외로 나가는 돈을 줄여 국가 경제발전과 에너지 자립을 위해 신재생에너지(풍력,태양광, 수력, 조력 등)를 활용해야 한다.
에너지 보존법칙에 따라 에너지 생산량은 에너지 소비량과 같아야 한다. 그러나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는 간헐적이고 에너지 소비는 예측 가능하며 일정하므로, 생산과 소비의 시간적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저장해야 한다. 대량의 에너지로 저장하고 바로 소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매체가 수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가의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위기를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광케이블로 전국에 인터넷망, 즉 정보고속도로를 설치해 정보통신혁명을 달성했다.
지금은 전국에 수소 파이프망을 설치해 에너지혁명, 즉 수소에너지 혁명을 이룩할 절호의 기회다.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해 물을 분해하면 수소와 산소가 발생하는 데 이 수소를 그린(green)수소라고 한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이용해 다시 무공해로 전기를 생산한다. 따라서 자동차, 배, 기차, 비행기, 발전소(가정용, 건물용)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전기 전선망, 천연가스 파이프망처럼 수소 파이프망을 정부가 선제적으로 설치하면 이 같은 관련 수소 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현재는 화석연료로부터 생산되는 그레이(gray) 수소를 이용한 충전소가 있고, 수소 시내버스와 수소 승용차들이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소는 생산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탄산가스를 배출한다. 신재생에너지는 전국 어디에서나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생산자가 에너지 소비자가 되는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다.
또한 사용하고 남은 에너지는 수소로 전환해 저장하거나 이웃 또는 대량 소비처로 보내는 수소 파이프망이 필요하다. 고속도로에 수소 고속버스를 운행하도록 정부에서 지원하고, 그린수소를 사용하는 수소 충전소 설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시스템 구조의 수소에너지고속도로를 설치해 수소에너지 산업혁명으로 에너지 자립국과 건강한 청정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 차기 정부 5년 동안 에너지 혁명을 일으키는 정책으로 채택되기를 희망한다.
오병수 전남대학교 공대 기계공학부 명예교수 bysoh7@naver.com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