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의 눈으로 본 전쟁” 난징대학살 다룬 영화 중국에서 인기

2025-08-04

오는 9월 3일 전승절 80주년 행사를 앞둔 중국에서 난징대학살을 주제로 한 영화가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애국을 강조하기보다 민간인의 눈으로 전쟁을 그린 연출이 호평받고 있다.

4일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극장가 흥행 1위인 <난징사진관>은 지난달 25일 개봉일부터 지난 3일까지 17억5000만위안(약3377억1500만원)의 수입을 거둬들였다. 지난 춘절(음력 설) 연휴 개봉한 애니메이션 <너자2: 마동요해> 이후 10억위안(1930억2000만원) 이상의 수입을 거둬들인 작품은 <난징사진관>이 처음이다.

<난징사진관>은 1937년 12월 일본군이 난징을 점령하던 기간 시민을 상대로 무차별 학살을 벌인 역사적 사실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학살을 피해 사진관 견습생으로 일하던 15세 우편배달부 아창이 일본군 사진작가의 필름을 현상하다 학살 장면을 발견하고, 사진관에 피신해 있던 사람들과 함께 목숨 걸고 사진을 공개하는 과정이 줄거리다. 영화 속 견습 사진사의 모델이 된 인물이 공개한 사진은 난징대학살을 세상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난징사진관>은 기존의 ‘애국주의 영화’와 차별화된 연출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일본군의 폭력, 강간, 집단학살 등의 전쟁범죄 묘사를 절제하고, 항일영웅을 통해 희생과 애국을 강조하는 대신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의 희노애락에 초점을 맞췄다.

베이징에서 관람한 한 30대 여성 관객은 “전쟁 중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그려냈다”고 호평했다. 영화플랫폼 더우반에서도 평점 8.6점을 기록하며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우반에서는 “지나치게 감상적이고 눈물을 자아내는 장면이 없었고, 전쟁 한복판을 살아가는 시민의 시선으로 전개한다” “생사를 오가는 모든 인간의 갈등에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영화를 보면 여배우의 가슴을 노출하거나 옷이 찢어지는 장면을 찍지 않고도 일본군의 잔혹행위를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평가가 올라왔다.

펑파이신문은 영화의 흥행으로 난징, 상하이 등지에서는 영화에 등장하는 민국시대(1911년~1949년) 가족의 행정기록 등을 열람하는 것도 유행이 됐다고 소개했다.

중국에서는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항일 관련 영화들의 개봉이 예정돼 있다 9월 25일에는 일본군 731부대의 생체실험을 고발하는 영화 <731>도 개봉한다.

일본에서는 영화를 보며 불편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해외 반중 인사들이나 일본 네티즌들은 영화가 일본인에 대한 증오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도통신은 <731> 개봉 기사를 전하며 지난해 만주사변 기념일인 9월 18일 선전의 일본인 초등학교에 다니던 어린이가 피살당한 사건을 언급했다.

환구시보 등 중국 관영매체는 지난달 도쿄와 오사카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연달아 폭행당한 일을 들며 오히려 일본의 중국인 혐오가 심각한 문제라고 맞서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비현실적인 내용을 담은 항일 단편드라마 규제 지침을 마련하면서 적군을 지나치게 잔인하거나 바보로 만드는 연출도 규제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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