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격에 MAGA 내부 논쟁 더 치열해져…백악관까지 나섰다

2025-06-1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습 참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핵심 지지 기반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립주의와 군사개입 사이 이념 갈등은 ‘진짜 마가’가 누구인가를 놓고 벌어지는 정체성 논쟁으로도 번지고 있다. 이에 백악관 측은 마가 주요 인물들과 접촉하며 지지층 단속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란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자 마가 진영 내부에선 갈등이 표면화됐다. 대표적 사례는 개입을 반대하는 폭스뉴스 출신 보수 방송인 터커 칼슨과 찬성하는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 간 설전이다. 칼슨은 크루즈 의원에게 “이란 인구가 얼마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크루즈 의원이 “인구표를 암기하며 앉아 있지 않다”며 에둘러 답을 피하자 칼슨은 “당신이 무너뜨리려는 나라의 인구가 얼마인지도 모르냐”고 비판했다. 또 칼슨은 “정부 전복을 요구하는 상원의원이면서 이 나라(이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잖냐”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 영상은 하루 만에 3300만 회 이상 조회됐다.

인터뷰가 방영된 후 크루즈 의원은 칼슨이 스타워즈의 루크 스카이워커에게 데스 스타의 인구가 얼마인지 묻는 밈을 공유했다. 악시오스는 “이란의 인구에 대한 질문을 조롱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논쟁은 마가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이념 갈등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보수 성향의 논평가 캔디스 오웬스는 이날 유튜브 방송에서 “트럼프는 자신을 하나로 묶었던 반(反)신보수주의 기반을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상 마가는 우리 아들딸들을 해외로 보내야 할 이유를 늘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있는 네오콘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지적했다. 네오콘은 미국 조지 W.부시 집권 시절 신보수주의를 지지하는 세력을 말한다. 트럼프 충성파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도 X를 통해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개입하자는 사람은 마가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트럼프의 참모였던 스티브 배넌 전 수석전략가 역시 “군사 개입은 마가 정체성과 충돌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또 다른 보수평론가 마크 레빈은 “이란 핵무기를 막겠다는 트럼프의 입장은 일관됐다”며 전쟁 반대파를 비판했다. 트럼프의 최측근 숀 해니티도 “마가를 정의할 자격이 누구에게 있는가”라고 맞섰다.

지지층 간 분열이 퍼지자 백악관도 수습에 나섰다. WSJ는 “백악관 인사들이 최근 마가 인사들을 개별 접촉해 트럼프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번 공습 논의가 ‘공격적 개입’이 아닌 ‘억지력 차원’임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이번 논란은 마가 내부 결속을 시험하는 중대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지지 기반이 흔들릴 경우 트럼프 인기도가 약화해 공화당의 2026년 중간선거 전략에도 타격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계획에 서명했으나 최종 명령은 내리지 않은 상태다. 그는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시한 도래 1초 전까지 판단을 미룰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트럼프 측이 이란과 비공식 접촉 중이며, 이란 외무부도 회담 제안을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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