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스플레이 신기술로 미래 시장 개척.'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IMID 2025)의 특징은 개척이었다. 새로운 소재를 적용하기 위한 픽셀 구조, 미래지향적인 폼팩터를 향한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OLED를 광 센서로 사용하는 디스플레이 등 전에 보기 힘든 신기술이 대거 등장해 주목됐다.
삼성디스플레이 부스에서 참관객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센서 OLED'다. 별도의 터치 센서 없이도 OLED 자체에서 터치 입력을 구현했다. 손가락으로 터치 입력이 가능하며, 빛을 쏘는 것만으로도 작동했다. 참관객들이 레이저 빛을 이용해 이름을 입력하고, 원하는 그림을 골라 그릴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끌었다.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용으로 더 밝고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 올레도스(OLEDoS)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업계 최고 수준인 5000PPI(인치당 픽셀수) 해상도를 구현한 1.4형 적·녹·청(RGB) 올레도스와 화면 밝기가 2만니트(nit·1니트는 촛불 한 개 밝기)에 달하는 1.3형 RGB 올레도스를 나란히 배치해 기술력을 자랑했다.
올레도스는 실리콘 기판 위에 유기물을 매우 작은 크기로 증착한 마이크로 OLED다. 반도체 기술로 만들어 작은 크기에도 고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AR·VR과 같은 근안 디스플레이가 필요한 기기에 적용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이밖에도 올해 5스택으로 발광층 수를 늘려 4000니트를 구현한 77인치 퀀텀닷(QD)-OLED, 레노버 노트북으로 양산 중인 롤러블 및 현재 콘셉트 제품으로 만들어진 아웃폴드 OLED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LG디스플레이는 '꿈의 OLED 소재'로 꼽히는 청색 인광을 적용한 '하이브리드 탠덤 OLED'를 선보여, 참관객들의 질문 세례가 쏟아졌다. 동일한 영상을 나란히 틀었을 때 사용되는 전력을 표시하도록 해 인광의 전력 효율을 실감할 수 있었다.
OLED 발광층을 두 개 층으로 쌓는 '탠덤' 기술을 적용하면서, 두 개 층 가운데 위층에만 인광을 적용해 '하이브리드'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설명이다. 수명이 낮은 청색 인광 소재의 수명 개선을 위해 형광 소재에 전력 부하를 집중하는 방식으로 안정감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들로 구성된 디스플레이로, 유기물은 빛을 내는 방식에 따라 '인광'과 '형광'으로 나뉜다. 인광은 이론적으로 전기에너지를 빛으로 바꾸는 효율이 100%에 가까워 25%인 형광 대비 4배 높다.
그동안 OLED 패널에는 적색과 녹색이 인광 재료로, 청색은 형광 재료로 구현됐다. 파장의 길이가 짧은 청색은 에너지가 크다보니 청색 인광 재료의 수명이 짧았고, 디스플레이 안정성도 떨어졌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기존 청색 형광을 탠덤으로 쌓는 방식과 대비해 RGB를 모두 사용하는 화이트 빛 기준으로는 15%, 청색만을 기준으로 하면 30%까지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며 “청색 인광의 수명 문제는 여전히 개선 중으로, 적용 시점은 고객과 소통중이지만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사는 IMID가 올해의 우수 제품에 수여하는 '올해의 디스플레이 대상'을 받았다. 삼성은 갤럭시Z 폴드7에 탑재된 폴더블 OLED, LG는 독립된 RGB 발광층을 배치해 4000니트를 구현한 4세대 WOLED로 수상했다.
부산=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