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법인 내년 초 출범, 상반기 중 정비 마칠 듯
알리-신세계 모두 인연 있는 정형권 대표 CEO될까
출자 구조 놓고 "이마트 불리한 구조" 주가 떨어지기도
일각선 "G마켓 매각 염두해 둔 것" 여러 이야기 나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합작법인 출범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출자 구조를 두고 양사가 협력 관계에서 갈등 관계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신세계그룹이 G마켓 매각을 미리 염두해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우려가 신세계그룹 주가에 직격으로 영향을 주는 만큼, 내년 상반기 중 절차를 마무리하고 서비스를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 2025년 상반기 중 절차 마무리할 듯
3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의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은 내년 초 출범할 예정이다.
출범을 마치고 상반기 중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마친 뒤, 최고경영자(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인사와 함께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을 결정한다는 것이 양사의 계획이다.
법인이 설립되기도 전부터 합작법인의 초대 대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 측에서 선임할 것이란 주장이 나오며, 정형권 G마켓 대표가 유력하게 논의되기도 했다. 정 대표는 법인설립 발표가 있었던 지난 27일, 곧바로 사내 메시지를 통해 합작 배경을 밝히고 "글로벌 e커머스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부까지 전한 바 있다. 그는 알리바바 그룹의 한국 지사 총괄 겸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 대표를 지낸 '알리바바 출신'이기도 하다.
다만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 측은 "아직 결정된 사항이 아니다"라며 "합작법인 출범 전까지는 정해진 것 없이 논의를 지속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 경영권 갈등? G마켓 매각 노림수? 여러 이야기 나와
업계는 새로운 '반 쿠팡 연대' 출범에 들썩이고 있다. 쿠팡의 적수로 떠오르던 알리익스프레스가 신세계와 손잡고 쿠팡과 네이버 양강 체제를 견제할 새로운 적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 긍정적인 전망이다.
반면 우려도 제기된다. 가격 경쟁력을 가진 알리익스프레스와 셀러 경쟁력을 가진 G마켓이 어떤 식으로 시너지를 낼지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이 같은 합작 법인 내에서 평화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추가적인 우려 요인이다. 당장은 지분 구조가 5:5로 같고, 서로가 서로에게 원하는 바가 있어 협력하겠지만 추후에는 경영권을 놓고 여러 갈등을 빚을 수 있다.
지분 구조는 5:5지만, 실질적으로는 알리바바의 합작법인 지배율이 더 높다. 신세계그룹 측인 이마트가 G마켓 지분 80%만 보유하고, 남은 20%는 FI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앞서 이베이의 소수지분 20%에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고 포기했다. 이에 따라 합작 법인에서 FI를 제외한 이마트의 실질 지분율도 40%로 낮아진다. 시장에는 이같은 우려가 미리 반영돼 한때 신세계그룹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반면 알리바바그룹은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과 함께 추가적으로 3000억의 현금을 출자하며 지분을 맞춘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알리바바의 추가적인 투자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그룹이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초기부터 G마켓 매각을 염두에 뒀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이번 합작법인 IPO 추진이 어려워질 경우, 알리바바그룹에 이마트의 G마켓 지분을 매각할 것을 미리 약속했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이번 합작 법인 설립으로 인해 G마켓을 지분법 회사로 털어냄으로써 당장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본다. 한화투자증권 이진협 애널리스트는 '지마켓 – 알리익스프레스 JV 관련 코멘트'에서 "(합작법인 설립 후) 이마트에게 긍정적인 것은 JV(합작법인)에 대한 유효지분율이 낮아지며, 지분법 회사로 변경되는 점"이라며 "이마트의 실적에 부담이 되던 G마켓의 실적이 금번 딜로 인해 연결 실적에서 빠지게 된다면,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신세계그룹은 IPO와 관련해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알리익스프레스 측 또한 "협업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 추후 발표하겠다"고만 말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