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위기가 불거진 브라질의 정부의 공공지출 삭감 계획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헤알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달러당 브라질 헤알화는 28일(현지 시간) 전 거래일보다 1.5% 상승(가치 하락)한 6.02헤알화를 기록했다. 헤알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19% 넘게 폭락했다. 브라질 증시에서 이보베스파지수도 이날 2.4% 내리며 약세를 이어갔다. 브라질 증시는 연초 대비 7% 하락한 상황이다.
페르난도 하다드 브라질 재무장관은 2026년까지 공공지출을 700억 헤알(약 16조 2323억 원) 규모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최저임금 인상률 제한 △공무원 급여 상한 △소득세 인상(월 5만 헤알 이상 소득 기준) 등의 방안이 담겼다. 하다드 장관은 “앞으로 필요한 경우 지출을 억제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발표된 공공지출 삭감 규모가 예상보다 적은 데다 브라질 재정 상황이 이미 악화할 대로 악화됐다는 인식이 시장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루이스 세자리오 에셋원인베스티멘토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 정부가 프레임워크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에 나섰지만 국가 재정이 위험하다는 인식을 되돌리기에는충분하지 않다”며 “재정 삭감 패키지 규모가 너무 적어 보인다”고 짚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후 국민 생활 여건 개선을 추진하며 공공지출을 대대적으로 늘려왔다. 홍수와 가뭄, 산불 등 자연재해가 잇따르며 공공재정 압박을 늘렸다. 스위스 에드몽 드 로스차일드의 패트리샤 우르바노 펀드매니저는 “브라질 자산 전반에 걸쳐 위험 인식이 심화하고 있다”며 “최근 이틀간 현지 자산 매도세가 커졌고 불확실성 수준을 고려하면 이같은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