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한 부부가 영적 망상에 빠져 4살짜리 아들을 호수에 던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편은 “내 신앙심을 확인하겠다”며 호수에 뛰어들었다가 익사해 부자가 모두 목숨을 잃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폭스8 등에 따르면 오하이오주 투스카라와스 카운티 애트우드 호수에서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남성 마커스 밀러(45)와 아들 빈센트 밀러(4)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을 담당한 오비스 L. 캠벨 보안관에 따르면 마커스 밀러와 아내 A씨(40)는 네 명의 자녀와 함께 지난 23일 애트우드 호수로 여행을 간 뒤 이 같은 일을 벌였다.
부부는 구교 아미쉬 교회 신자로 평소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은혜로 구원받는다'는 믿음에 심취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믿음을 증명하기 위해' 호수를 찾았다. 이날 두 사람은 신으로부터 여러 '임무'를 내려 받았다는 망상에 빠졌고, 호수에 뛰어들어 먼 거리까지 수영해 돌아오면 신앙심을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들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스스로에게 실망감을 느꼈다고 한다.
결국 남편인 마커스는 신앙심을 증명하겠다며 다시 물 속으로 뛰어들었고 실종됐다. 이후 아내 A씨는 골프 카트에 아이들을 태우고 호숫가를 운전했다.
“신에게 아들을 바치겠다”며 4살짜리 아이를 물 안으로 던진 A씨는 이후 18살 쌍둥이 아들과 15살 딸에게 호수에 차례로 뛰어들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4살 아들과 남편이 모두 호수에서 실종되자 A씨는 물에서 나온 다른 아이들에게 “부두에 누워 손을 물에 담그고 막내와 아버지를 위해 기도하라. 그들은 세상을 떠났고 천국에 갔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A씨는 아이들을 다시 골프 카트에 태우고 위태롭게 운전하다 돌부리에 걸려 차 바퀴가 빠지기도 했다. 주변 목격자들이 다가와 도움을 주려고 했으나 “기도만 해달라”라는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고, 이를 이상하고 여긴 목격자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고가 알려졌다.
수색팀은 신고 당일 오후 4살 아들 빈센트의 시신을 발견했으며, 이튿날 같은 호수에서 남편 마커스의 시신을 발견했다.
A씨는 일체 범행을 모두 자수했다. 검찰은 A씨를 가중 살인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며, 추가적으로 아동 학대 혐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10대 자녀 3명은 현재 카운티 관계자들의 보호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