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잘 때려잡으면 공무원 시켜드려요”…인명 피해 급증에 파격 정책 내놓은 日 [지금 일본에선]

2025-11-01

곰에 의한 인명 피해가 크게 늘자 일본 정부가 대응 체계를 대폭 보강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사냥과 구제 업무에 필요한 면허와 기술을 갖춘 인력을 지자체가 직접 채용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마련하고, 관련 교육도 실시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정부가 인명 피해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첫 관계각료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회의는 당초 환경성·경찰청 등 실무자 회의로 계획됐으나 피해가 확산되자 각료급 회의로 격상됐다.

환경성은 지자체가 사냥 면허와 구제 기술을 보유한 인력을 ‘공무원 헌터’로 직접 채용할 수 있도록 교부금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6회계연도 예산 개산요구안의 ‘관리대상 조수 대책 사업비’ 항목에 37억 엔(한화 약 343억9298만 원)편성을 요청했다.

올해 29일 기준(의심 사례 포함) 일본 내에서 곰으로 인한 사망자는 13명에 달해 2008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피해는 도호쿠 지역에 집중됐으며, 모리오카시에서는 시내 은행 본점과 대학 캠퍼스 등 도심 곳곳에서 곰이 잇따라 목격됐다.

이시하라 히로타카 환경상은 28일 “큰 문제이며 긴급성을 느끼고 있다.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제도 정비도 진행돼 9월 시행된 개정 조수보호관리법에 따라 사람의 생활권에 출몰한 곰은 일정 조건에서 ‘긴급 총기 사냥’이 가능해졌다. 그동안 주거지역에서의 발포는 원칙적으로 금지됐으나, 조건을 충족하면 엽총 사용이 허용되며 삿포로·센다이·아키타현 요코테 등에서는 이미 시행 사례가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헌터 인력의 부족이다. 환경성 자료에 따르면 수렵면허 소지자는 1975년 51만7800명에서 2020년 21만8500명으로 줄었고, 이 가운데 60세 이상이 58%에 달한다. 제1종 면허로 불리는 엽총 사용 가능자는 약 9만 명에 그친다.

일본 내 헌터 상당수는 엽우회 소속 자원봉사자여서 고령화로 인한 인력 감소가 심각한 실정이다. 정부는 지자체의 공무원 채용과 처우 안정화를 통해 전문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곰이 두꺼운 피하지방과 단단한 두개골을 지닌 만큼, 엽총을 사용할 수 있는 전문 헌터가 아니면 안전하게 포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찰의 권총은 위력이 부족하고, 자위대 무기 사용은 법적으로 외부 위협이나 긴급한 치안 유지 상황에만 엄격히 허용돼 일반적 활용이 곤란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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