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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침체 여파로 연초부터 수입차 주력 차종의 할인율이 두 자릿수까지 치솟았다. 올해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데다 3월 성수기를 앞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 할인 공세다.
본지가 신차 플랫폼 겟차와 딜러사별 프로모션 자료를 취합한 결과, 이달 메르세데스-벤츠·BMW, 아우디 등 수입차 주요 브랜드 인기 차종의 평균 할인율이 10%를 넘었다. 일부 브랜드는 20% 이상까지 할인율을 올렸다.
벤츠와 BMW는 이달 일제히 할인 폭을 높였다. 벤츠 최고 인기 모델인 E클래스 E200 아방가르드(7380만원)의 최대 할인율은 1월 800만원(10.7%)에서 900만원(12.0%)으로 증가했다.
동급 모델인 BMW 5시리즈 520i M 스포츠(7310만원)는 1월엔 할인이 없었지만, 이달 800만원(10.9%)을 할인한다. 아우디 A6 45 TFSI(7370만원) 역시 1월 1200만원(16.3%)에서 이달 1450만원(19.6%)으로 할인율을 높였다.
1월 할인 혜택이 전혀 없던 차종의 두 자릿수 할인도 주목된다. 아우디는 A3 40 TFSI를 이달부터 440만원(10.1%) 할인한다. BMW는 X7 M60i 올블랙 에디션(1억8590만원)을 1800만원(9.7%) 할인한다.
전기차 할인 폭도 커졌다. 푸조는 e-2008 GT(4190만원) 할인 혜택을 1월 250만원(5.9%)에서 이달 550만원(13.1%)으로 상향했다.
BMW는 iX1 30 M 스포츠(7020만원)를 대상으로 1월 1000만원(14.2%)에서 이달 1300만원(18.5%)까지 할인액을 높였다. 벤츠는 EQS SUV 450 4매틱(1억5950만원)을 320만원(2.0%)에서 1120만원(7.0%)으로 혜택을 키웠다.
딜러사 관계자는 “연말 재고 소진을 위한 할인이 아닌 연초부터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것은 내수 경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최근 메이저 수입차까지 할인 혜택을 키우면서 한정된 시장을 두고 출혈 경쟁이 벌어지진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