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손·탁영준…미술관이 고른 '미래 블루칩' 찜 해볼까

2025-02-03

취향에 맞는 미술품 컬렉팅을 하고 싶어도 엄두가 나지 않는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수년 간 미술 시장의 규모는 축소 됐지만 투자 가치가 있는 거장의 작품은 여전히 컬렉팅 입문자가 선뜻 지갑을 열 만한 가격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초보 컬렉터들은 처음부터 오랜 시간 소장할 목적으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 눈독을 들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마저도 안목이 필요한 법. 미술계가 주목하는 유망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찾고 싶다면 해마다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가 개최하는 신진작가 발굴 전시를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두산갤러리에서 내달 8일까지 열리는 ‘두산아트랩’은 두산아트센터가 시각 및 공연예술 부문의 젊은 예술가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진행한 프로그램으로, 매해 35세 이하 작가 다섯 명을 공모를 통해 선정한 후 이들의 작품을 전시를 통해 보여준다. 올해는 고요손(30), 김유자(30), 노송희(33), 장다은(31), 장영해(31)가 선정돼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표출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 중 조각가 고요손은 지난해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해 화제를 모은 발레리노 전민철과 협업한 조각 작품 ‘전민철, 추운 바람과 모닥불’을 선보여 주목 받고 있다. 작가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전민철을 알게된 후 지난 해 마린스키 발레단 입단을 앞두고 직접 그를 만나 협업을 시작했다. 작품은 전시장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데, 캐스팅(주물)한 전민철의 두 발만 볼 수 있는 작품임에도, 마치 전민철이 고된 공연과 연습을 끝내고 실제로 모닥불 앞에 앉아 잠시 쉬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송은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송은’에서는 ‘송은미술대상’에서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탁영준의 영상 작품과 본선진출자 20인(팀)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송은미술대상은 2001년부터 재단이 운영하는 미술상으로, 지난 2021년부터 전시 참여 작가를 4인에서 20인으로 늘렸다. 또한 서울시립미술관,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 등과 협력해 수상 혜택도 대폭 확대했다. 대상 수상자 탁영준은 퀴어 정체성과 종교적 신념, 특수한 장소성이 교차하는 지점을 추적해 영상, 조각, 평면의 형태로 표현한다. 작가의 현대무용 필름 연작 세 번째 작품인 ‘월요일 날 첫눈에 똑떨어졌네(2024)’는 두 명의 십대 후반 여성 무용가가 각자 부모의 사랑 이야기를 토대로 창작한 안무에서 시작해 두 명의 남성 무용가의 듀엣 안무로 이어지는 번안과 재창작의 과정을 쫓는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진행하는 ‘올해의 작가상’ 전시도 내달 23일까지 열린다. 2012년 시작된 이후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미술상으로 자리매김한 ‘올해의 작가상’은 신진 작가보다는 좀 더 활동한 전도 유망한 중견 작가들을 선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윤지영, 권하윤, 양정욱, 제인 진 카이젠을 ‘올해의 작가상 2024’ 후원작가 4인으로 선발, 예술로 현 시대를 바라보는 젊은 작가들의 시선을 보여주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소원을 빌며 바치는 밀랍 봉헌물에서 출발해 서로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을 담은 조각 작품을 선보인 윤지영, 가상현실(VR)을 이용해 아름다운 자연을 매개로 친구가 된 대만의 부족장과 일본 인류학자의 이야기를 선보이는 권하윤, 텃밭을 무대로 고난과 희망 사이에서 반복되는 사람들의 행동에 깃든 삶의 의미를 보여주는 양정욱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강렬한 시각성이 동반되는 시적이고 수행적인 영상을 제작하는 제인 진 카이젠이 지역 공동체와 협업해 제작한 ‘이어도’등의 영상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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