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정부가 '세일즈 외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시장 다변화와 현장 수출 지원에 국가 역량을 집중한다. 특히 APEC 기간을 '통상 슈퍼위크'로 규정하고 전 세계 바이어를 국내로 끌어들이는 역대급 수출 행보에 착수했다. 미국발 관세위협 속에서 '특정국 의존 분산'과 '통상 네트워크 확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다.
산업통상부는 21일 경기 고양 일산킨텍스에서 KOTRA와 함께 '2025 수출 붐업코리아 Week' 개막식을 열고 다음달 7일까지 전국 28개 전시회와 연계한 대규모 수출 상담·전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70개국 1700개 글로벌 바이어, 국내기업 4000개, 상담 1만건, 계약 3.5억달러가 목표다.
APEC 정상회의를 전후한 '3주 통상전(戰)'의 전초전 성격이다. KOTRA도 APEC 기간을 전후해 시장 다변화용 전략 행사를 총집중 배치했다.
올해 우리 수출은 미국의 관세 압박 영향으로 대미 수출은 위축됐지만, 전체 수출 흐름은 최대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K-소비재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품목·시장 다변화가 정부 통상 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이에 정부는 이번 APEC 기간을 통해 '특정국가나 특정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사우스·신흥시장·전략산업 중심으로 수출 시장을 재편'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전기차 기업 '리비안', 아프리카 가전유통 1위 '엘라비', 튀르키예 조선·해양플랜트 기업 'RMK마린' 등 신흥시장 핵심 바이어가 대거 참여한 것도 이런 정부 노력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 수도권뿐 아니라 대구·부산·광주·경주·목포까지 이어지는 28개 전시회 연계를 통해 '전시→상담→관광→재상담'으로 이어지는 '체류형 수출 플랫폼'으로 설계한 것도 특징이다. 충청·호남·영남에서는 한류·관광·전시를 결합한 블레저 코스도 제공해 내수 활성화 효과도 함께 노린다.
특히 CES 혁신상 기술관, 수출애로 119 컨설팅관, 원스톱 인증·물류 상담존을 배치해 '계약-인증-물류-홍보'를 한 공간에서 처리하는 패키지형 수출지원 모델을 구현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정부·기업의 세일즈 역량을 APEC 기간에 총집결해 시장 다변화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APEC 이후에도 글로벌사우스 중심의 수출 다변화 전략, 공급망 파트너십, 전략산업 수출 패키지를 지속 전개할 계획이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