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만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격주 금요일 오후 찾아옵니다.
34살 사사키 무기에게는 남들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엉덩이에 꼬리가 있습니다. 햄스터나 돼지꼬리같은 작은 꼬리가 아닙니다. 꼬리 끝이 발목에 닿을 정도로 길어요. 어느날 갑자기 생긴 것도 아닙니다. 태어날 때부터 꼬리가 있었습니다. 500명 중 1명은 꼬리를 갖고 태어나는 시대니까요. 이번주 ‘오늘도 툰툰한 하루’에서 소개할 만화는 가와세 하루의 <안녕, 꼬리!>(어느봄날)입니다.
이왕 꼬리가 있을 거라면 부드럽고 풍성한 여우 꼬리 같으면 좋을 텐데. 안타깝게도 무기는 짧은 털로 뒤덮인 통통하고 긴 꼬리를 갖고 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수달 꼬리랑 좀 비슷하겠네요. 무기는 기분이 좋을 땐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기도 하고, 꼬리를 다치면 통증도 느낍니다. 무기에게 꼬리는 다른 사람들의 팔, 다리와 다를 바 없는 신체 일부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꼬리가 있었지만 무기는 아직도 자기 꼬리에 대한 마음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이 꼬리를 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꼬리가 못 견디게 싫은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다른 ‘꼬리인’들처럼 ‘꼬리 유튜브’를 할 만큼 꼬리가 자랑스러운 것도 아닙니다. 우연히 꼬리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마음이 조금 편해질 때가 있지만, 꼬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에게 강한 동질감을 느끼지도 못합니다.
꼬리는 장점은 딱히 없는데, 단점은 몇 개 있습니다. 일단 옷을 사면 무조건 수선해야 하니까요. 꼬리의 동그란 지름 크기만큼 새로 산 옷에 구멍을 내야 합니다. 정장 같은 옷은 입기 어렵습니다. ‘오버핏’ 정도가 늘 편하죠. 등받이가 뚫려있지 않은 의자도 불편합니다. 꼬리를 빼서 앉을 수가 없으니까요.
무엇보다 불편한 것은 시선입니다. 많은 ‘꼬리인’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꼬리를 의아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성형수술로 충분히 없앨 수 있는데, 왜 안 없앴지?’ 하는 표정으로요. 무기는 그런 시선이 불쾌하지만, 딱히 반박하지 못합니다. 스스로도 왜 자기가 아직 꼬리를 달고 있는지 잘 모르거든요.
도서관에서 할머니 동료들과 책 수선 일을 하며 대체로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무기에게 사건이 생깁니다. 좋은 관계였던 동료 고이시 때문입니다. 뜨거운 풀에 꼬리를 덴 무기에게 고이시가 ‘꼬리가 문제다, 어릴 때 잘랐어야지 왜 지금껏 꼬리를 달고 있느냐’고 탓했거든요. 무기는 화가 나는 동시에 고이시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해 충격을 받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이물질 제거 상담’을 위해 성형외과를 찾습니다. 무기는 꼬리를 정말 자르게 될까요?
만화의 ‘꼬리’는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다른 무엇과 바꿔 읽어도 무리가 없습니다. 안 그런 척하지만 속으로 늘 남의 시선을 신경 쓰고, 약간의 자기혐오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