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하며 AI로 배터리 안전 점검, 지붕엔 태양광 전기 생산

2025-10-28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하는 동안 배터리 상태를 점검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 안전에 이상이 감지되면 차주에게 알려줍니다. 지금까지 쌓은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정확한 결과를 내놓는 게 강점입니다."

중국 기업 '푸젠 네뷸라 일렉트로닉스'의 류전 부사장은 최근 시작한 B to C(기업 대 소비자) 사업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05년 푸젠성 푸저우시에서 창업자 4명이 공동 설립한 배터리 시험 장비 및 솔루션 기업이다.

지난달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중국 신화통신사 초청으로 첨단 기술 기업인 네뷸라 일렉트로닉스 본사를 방문했다. 본사 한쪽에 설치된 '스마트 수퍼 충전소'로 불리는 전기차 충전시설에는 BYD·니오 등 중국 브랜드 전기차들이 충전 중이었다.

충전소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생산된 전력은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에 저장됐다가 전기차 급속 충전에 쓰인다. 배터리 충전을 위해 충전기를 차에 연결하면, AI 분석 장치가 배터리의 온도와 충전 효율 등 핵심 기능을 점검해 노후화 정도를 판단한다. 이상이 감지되면 차주에게 실시간으로 통보한다.

수퍼 충전소는 야외 넓은 공간에 설치돼 있어, 만약 화재가 일어나면 지하 주차장보다는 화재 진압 등 대응이 더 쉽다. 전기화된 자동차와 충전 인프라의 이상적인 모습을 담은 미래형 충전소인데, 이미 푸젠성을 비롯해 중국 곳곳에서 운영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를 충전할 때마다 배터리 점검을 받을 수 있어 한결 안전하게 전기차를 탈 수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판매 이후의 애프터 마켓 시장을 개척한 결과다.

네뷸라 일렉트로닉스는 노트북PC와 스마트폰 배터리 등 소형 배터리 시험 장비 생산 업체로 출발했다. 당시 해외 기업들이 보유한 배터리 시험 장비 관련 독보적 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소니·삼성·애플 등에 배터리 테스팅 장비와 솔루션, 나아가 배터리 생산 자동화 라인을 제공하면서 회사를 키워갔다.

이후 자동차 배터리로 영역을 넓혔다. 같은 푸젠성의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에도 장비와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AI 분석을 활용한 배터리 점검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류 부사장은 "지난 20여 년 간 쌓아온 배터리 시험 노하우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시중에 운행 중인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전기자전거·전기스쿠터 등 전기 이동수단 보급이 확대하면서 배터리 폭발 사고가 종종 일어나고, 이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커져 배터리 안전 점검이라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국이자 시장이다. 전기차 생산 관련 공급망도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계 전기차의 60% 이상,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80% 이상을 중국이 생산한다. 지난해 중국 시장 전체 판매량의 40%를 전기차가 차지했다.

전기차와 배터리에서 거둔 세계적인 성공은 중국 정부가 첨단 제조업 부흥을 목표로 2015년 시작한 산업정책 '중국 제조 2025'이 성공한 결과다. 중국 기업들은 지난 10년 간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공급망을 구축해 이동수단 전기화 기술의 최전선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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