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배가 ‘있었던’을 ‘있던’으로 고친다. 외부 필자가 “내가 앉아 있었던 곳이다”라고 써 왔는데, “내가 앉아 있던 곳이다”로 바꾸었다. “그걸 왜 굳이?” “‘있었던’은 잘못 아니에요?” “왜?” “‘있던’이 이미 과거를 말하고 있는데, 또 과거를 나타내는 ‘었’을 넣을 필요가 없잖아요.” “의미 중복이란 거야?” “그렇죠. 누가 그러던데….”
“그럼 ‘내가 거기 있었던 이유’도 ‘내가 거기 있던 이유’가 적절한 거네?” “그렇다고 봐야죠. 그런데 실제 말할 때는 ‘거기 있었던 이유’라고 하게 되네요. 하하.” “뭔가 조금 다른 거지. ‘있던’이 과거에 지속 중이던 상태를 지금 단순히 회상하는 거라면 ‘있었던’은 과거에 이미 완료됐다는 사실을 강조한 거야. ‘있었던’이라고 하면 과거를 더 분명하게 드러내는 거지.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 볼게.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와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를 비교해 봐. 어때?” “듣고 보니 조금 달라 보이네요. ‘다녔던’은 행동이 완전히 완료됐다는 느낌을 선명하게 주네요. ‘다니던’은 뭐랄까 잔잔해 보이고요.”
“‘옛날에 내가 자주 가던 찻집이야’와 ‘옛날에 내가 자주 갔던 찻집이야’도 많이 달라 보여. 반복적으로 자주 간 것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싶은 사람은 ‘자주 가던’이라고 할 것이고, 이제는 안 간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사람은 ‘자주 갔던’이라고 하겠지.”
‘던’과 ‘었던’은 똑같이 과거의 일이라는 것을 알리지만, 제법 차이가 난다. 그리고 ‘었’은 군더더기가 아니다. ‘던’이 단순 회상이라면 ‘었던’은 완전히 완결됐다는 사실을 선명하게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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