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불로장생의 비밀

19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연구팀은 텍사스주 자살률, 살인율 데이터에서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 식수에 든 어떤 금속 성분이 매우 낮으면 자살률·살인율이 치솟았던 것이다. 이 금속 성분은 양극성 기분 장애 치료제로 쓰인다.
식수에 타면 자살과 강력 범죄가 줄지 않을까. 하지만 다른 나라 데이터에선 일관된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텍사스의 데이터는 과학자 소수 집단에서만 돌던 신기한 일화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7년 덴마크 과학자들은 그 금속에 치매 발생률을 갖다붙여 봤다. 결과는 놀라웠다. 식수에 든 그 금속 성분이 많을수록 치매 발생률이 뚝 떨어졌다. 인과관계가 확인된 게 아니고 농도가 더 높아지면 위험이 다시 커지는 U자형 신호도 보였지만, 금속 성분 리튬과 치매의 상관관계에 대한 실마리가 나온 것이다. 배터리에 쓰인다는 리튬이 우리 뇌를 충전이라도 해주는 걸까.

그리고 올 8월 저명한 학술지 네이처에 학계를 뒤흔든 논문이 하나 발표됐다. 제목은 ‘리튬 결핍과 알츠하이머병 발병’. 학계 관심이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팀이 쓴 이 논문에 쏠렸다. 리튬이 부족한 게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걸 논문이 증거를 제시했다.
리튬은 어떻게 왜 치매의 발병과 상관이 있다는 걸까. 치매 보충제를 당장 먹어야 할까. 전문의와의 자세한 인터뷰로 리튬과 치매의 얽히고설킨 관련성을 들여다봤다.
😵💫피에선 정상인데, 뇌에만 없는 리튬
알츠하이머병이 생기는 과정은 잘 알려져 있다.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이 축적되고 타우 단백질이 엉키면서 신경세포가 죽어가고, 뇌의 부피가 점점 줄어들면서 기억을 잃어간다.

그런데 문제는 아밀로이드 베타가 왜 생기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치매 학계가 파고드는 것도 이 지점이다. 대체 어디서 무엇이 잘못 돼 몹쓸 단백질이 생기는 걸까.
하버드의대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의 극초기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이 단계에서 급격한 변화를 알면 문제의 원인을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환자의 알츠하이머병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뇌의 전전두엽 피질 속 금속 농도 변화를 정상인과 비교해 봤다. 여러 금속들은 뇌 신경 전달을 돕기도 하고, 나쁜 단백질 축적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조사 결과 총 27가지 금속 중 유일하게 정상인과 판이하게 다른 게 리튬이었다. 혈액검사에선 멀쩡했는데 치매 직전 뇌에선 리튬만 줄어 있었다. 뭔가 뇌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