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공개매수 분수령 '디데이'···날 선 공방전 속 물밑 수싸움

2024-09-25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여론전에 불이 붙었다. 찌르고 할퀴는 날 선 공방전을 이어가면서 물밑에선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되는 분위기다.

영풍과 MBK가 공개매수 가격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하는 데드라인인 오는 26일 '1차 분수령'을 앞두고 양측은 여론전을 통해 지지 세력을 결집하는 반면 대응 전략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BK가 지난 13일 고려아연 고개매수를 시작하면서 제시한 매입 가격은 1주당 66만원이다. 지분 약 7∼14.6%를 확보하는 데 최대 2조원이 매각 대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의 주가는 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시작했던 13일부터 눈에 띄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한때 75만원대에 거래되기도 했으나 현재 70만원 안팎으로 MBK가 제시한 가격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사모펀드와 손을 잡은 영풍의 거센 공세와 이에 저항하는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양상이 격화되자 양측이 서로 공개매수가를 더 높게 부르는 '쩐의 전쟁'이 열릴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이제 시장에서는 MBK의 공개매수가 상향 조정과 고려아연의 대항 공개매수에 주목하고 있다. 주가가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은 수준이고, 고려아연이 대항 공개매수를 고려하고 있는 만큼 MBK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초 MBK는 공개매수 초반부터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일축해 왔다. 하지만 만약 주가가 상방 압력을 받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단가를 올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다만 가격을 조정할 경우 공개매수 시한이 열흘 연장되는 만큼 최윤범 회장 측이 대응할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 공개매수가를 인상할 수 있는 마지막 날까지 MBK와 영풍의 셈법이 복잡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지자체, 정치권, 노조, 일부 소액주주들이 고려아연을 지지하고 나섰고, 김두겸 울산시장을 비롯한 울산 문화·시민단체 곳곳에서 '고려아연 주식 사기 운동'으로 힘을 보태면서 혼전 양상에 접어들었다.

오는 26일 '변곡점'을 앞둔 고려아연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응책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지난 24일 기자회견이라는 판을 깔아 놓고서도 가장 궁금해했던 사안인 대항 공개매수 계획은 언급조차 없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종적인 주가와 공개매수 가격이 나오면 그에 대해 '어떻게 하겠다'를 내놓아야 하는 입장"이라며 "핵심 대응책은 더 명확하게 준비가 되면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최윤범 회장 측이 대항 공개매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동안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1조원 안팎을 투입해 MBK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대항 공개 매수에 나서는 등 역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영풍·MBK의 '2조원 자본력'을 넘어서기 위해 재계 인맥을 총동원하고 있다. 한화, LG, 한국투자증권, 한국앤컴퍼니, 소프트뱅크, 베인캐피탈, 스미토모 등 재계와 일본 기업, 해외 펀드 등을 접촉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의 최측근인 이제중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은 "최윤범 회장도 적당한 시기에 기자회견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지금 차분히 지금 차분히 (공개매수 대응 준비)진행이 잘되고 있고 최윤범 회장이 저에게 우리가 분명히 이긴다고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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