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난성의 한 어머니가 혼수상태였던 딸을 10년 동안 ‘광장댄스’(스퀘어댄스)에 매일 데려가 재활을 이어온 끝에 결국 딸이 의식을 되찾았다. 현지에서는 “기적을 만든 엄마”라며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10년 전 광둥성 광저우에서 일하던 중 갑작스러운 중병으로 혼수 상태에 빠졌던 양팡은 회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료진의 진단을 받았다. 그럼에도 양팡은 어머니 샤오쉐페이(59)의 집요한 돌봄 속에 결국 걷고 말하고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수준까지 되살아났다.
의사들은 “생존은 가능해도 깨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치료 중단과 연명 중지까지 권고했지만, 어머니는 퇴원을 고집하고 직접 재활을 선택했다.
이후 그는 딸의 신경을 자극하는 ‘감각 재활’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힌트를 토대로, 음악·댄스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에 착안해 매일 아침 휠체어에 딸을 태워 근처 공원으로 나갔다.
중국의 광장댄스는 수십·수백 명이 동시에 공원에서 음악을 틀고 춤을 추는 중장년층 대표 여가문화로, 별도 비용 없이 매일 모일 수 있어 사회적 결속감이 강하고 참여 연령도 폭넓다. 종종 소음 민원 논란도 있지만, 중국 내에선 “가장 대중적인 공동체 운동”으로 불릴 정도로 강력한 대중성을 갖고 있다.
샤오쉐페이 씨의 이야기는 현지 댄스 커뮤니티에 퍼지며 더욱 큰 도움을 받게 됐다. ‘댄스 이모’라 불리는 일부 주민들은 새로운 스텝을 직접 가르쳐주거나, 모녀의 옆에서 리듬에 맞춰 동작을 맞춰주는 식으로 함께 재활에 참여했다.
마침내 춤 재활 2년 차가 되던 시기 양팡 씨는 어머니에게 처음으로 말을 할 수 있게 됐다. 딸이 엄마에게 처음으로 한 말은 "엄마는 좋은 사람이세요"였다. 병원 검사에서는 뇌 활성도가 뚜렷하게 변화한 것이 확인돼 의료진이 '기적'이라고 할 정도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샤오쉐피이 씨는 이후 150명 규모의 지역 광장댄스팀까지 꾸려 딸과 매일 춤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양팡 씨는 쉬운 문장으로 소통하고 천천히 보행이 가능한 수준까지 기능을 되찾았다. 아직 인지 능력 회복은 진행 중이며 부모 외에는 대부분의 사람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의 상태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나아졌다고 전해졌다.
중국 누리꾼들은 “포기하지 않은 모성은 의학이 설명 못 하는 영역을 넘어선다”, “춤과 음악은 인간을 살리는 에너지일 수도 있다”는 등 감동과 응원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