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주경제기반 새롭게 구축해 나가야

2025-04-14

백승주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논설위원

섬나라 대만은 제주국제자유도시 모델로 부상됐던 홍콩·싱가포르와 함께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려진 적이 있다. 면적은 3만5980㎢로 우리나라 경상도 면적과 비슷하다. 산이 많아 전체 면적의 64%(2만3027㎢)가 산지(山地)이다. 중양산맥이 섬의 동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며, 봉우리들의 평균고도는 3000m를 넘는다.

최근 대만의 인구는 2323만명이고, 2010년 기준으로 총 노동인구는 1038만 명 수준이다. 실업률은 5.68%이고, 실업자 수는 62만명이다. 대만은 2019년 기준 17위의 수출국이고, 세계적 정보통신기술산업 강국이다. 전자제품, 특히 반도체 부문은 최근에 삼성전자를 압도한다.

대만은 해마다 2~3%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있으며, 1인당 명목GDP(국내총생산)는 2021년 기준 3만2123달러로 세계 29위(한국 12위)에 이른다.

특히 대만경제의 구조적 특징은 수출주도형의 산업화 및 높은 중소기업 비율이다. 대만의 반도체 산업은 세계적 명성과 더불어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2020년 기준 대만 전체 수출의 35.5%를 담당한다. 이처럼 대만경제는 해외 수출주도형 산업 육성을 통해 성장해왔다.

연간 대만GDP 중 수출 비중이 약 50%로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은 만큼 세계경제 변화에 민감한 편이기는 하나, 대만은 ‘중소기업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이런 간극(間隙)을 해소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 현재 대만 중소기업은 149만1000개이다. 이는 전체 대만기업체 중 97.65%에 해당한다. 이들 중소기업의 고용률은 전체의 78.73%에 이른다. 물론 대만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 규모의 13.4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국제자유도시 비전하에 거창하게 홍콩·싱가포르처럼 모두가 잘사는 제주국제도시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소위 ‘제주환상’을 국내외적으로 환기시켜 왔다. 도민 모두가 잘사는 세계적 관광명소이자 산업천국이 될 것이라고 장담해 왔다.

그런 장담은 지금 허언(虛言)이 되었고, 그런 환상이 사라진 지금 제주는 희망이 사라진 섬으로 전락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2월 기준 ‘제주지역 고용동향’은 이를 반증하고도 남음이 있다. 제주도내 취업자 수는 39만 여명이고, 지역고용률도 69.2% 수준이다. 산업별로 보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취업자는 17만8000명이고, 전기·운수·통신·금융업 취업자는 3만8000명 수준이다. 건설업 취업자는 2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6000명 감소했고, 제조업과 도소매·숙박·음식점취업자도 각각 1만2000명과 9만8000명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제주지역 경제의 특이점은 국제자유도시 개발 비전이 언제부턴가 시들해져버렸고,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군의 육성 또한 부각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대만처럼 중소기업 천국이 되어 있는 것도 전혀 아니다. 이처럼 악화일로에 있는 지역경제를 호전시켜나갈 대안의 부재는 우려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제주에 절실한 것은 제주미래를 풍요롭게 할 지역경제 기반을 새롭게 다져나갈 옹골찬 용단(勇斷)을 제시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점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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