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무용학과가 진행한 전임교원 채용 과정에서 이력과 경력이 부족한 인물이 최종 선발되면서, 학과장 남편의 입김이 있었다는 이른바 ‘낙하산 인사’ 의혹이 불거졌다. 학교 측은 모든 절차가 공정하게 진행됐다고 반박했지만, 학내 구성원들의 비판과 의구심은 여전한 상태다.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무용학과가 2학기부터 근무할 전임교수 1명을 신규 채용하는 과정에서, 내부 인맥을 통한 낙하산 인사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일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단국대 무용학과는 최근 총 11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전임교원 채용 면접을 진행했으며, 이 중 A씨가 최종 선발됐다. 그러나 A씨의 경력과 업계 인지도, 면접 태도 등을 둘러싸고 부적절한 채용이었다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A씨가 제출한 이력서상 공연 경력 대부분은 영상이나 사진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은 소규모 공연이었다.
더불어 A씨는 지난 2014년경 경상북도 소재의 조경업체 대표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용과는 전혀 관련 없는 경력이라는 점에서 자격 논란도 커지고 있다. 단국대 무용과 교수에 지원을 헸던 A씨와 대학 동문이라는 B씨는 “무용계가 좁아 웬만하면 다 안면이 있는데, A씨는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해당 채용과정에 면접관으로 참여한 무용학과 학과장 C씨의 남편이 과거 건설업계에 종사하며 A씨와 인연을 맺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조경업체를 운영하던 A씨가 건설 현장에서 C씨의 남편에게 도움을 준 인연으로 친분을 쌓았고, 이후 C씨와 남편이 채용 과정에 개입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학내에서는 이 전임교원 채용 자체가 당초 학과 내부에서는 논의되지 않았던 사안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원래 무용학과는 이번 학기에 교수 추가 채용 계획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누군가 강하게 밀어붙인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학과장 C씨는 “면접 이전에는 A씨를 본 적도 없다”며 “그의 실력이나 이력도 전혀 알지 못했고, 채용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취재진이 접촉한 또 다른 지도교수는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기자가 나에게 연락할 일은 없다”며 전화를 서둘러 끊기도 했다.
학교 측은 채용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단국대 관계자는 “전임 교원 채용은 학교 내부와 외부 인사가 면접관으로 참여하고, 3~4차에 걸친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특정 인사가 외압을 행사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용계는 업계 특성상 인맥 중심의 채용 의혹이 자주 불거지지만, 우리 대학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정해진 심사 기준과 절차를 철저히 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무용학과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무용학과에 좋지 않은 일들이 반복된다는 소문은 예전부터 있어왔다”며 “이번 의혹이 사실이라면 단국대 이미지에 큰 타격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