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국내 통상 전문가들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질서와 차등관세 시행 등 고강도 경제안보 정책에 대한 대응 전략 모색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국관세무역개발원(회장 이종우)은 지난 4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통상 질서 변화와 대응 방향'을 주제로 2025년 춘계 '관세무역연구'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관세무역 전문지 '관세무역연구' 창간 1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행사로, 학계·산업계·정책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요 통상 리스크에 대한 대응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종우 회장은 개회사에서 “공익 연구기관으로서 통상 정책의 나침반 역할을 다하겠다”며 “이번 세미나가 통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전략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조원경 UNIST 교수는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공급망 블록화’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2.0 시대는 단순한 관세 전쟁을 넘어, 첨단 기술과 제조업 중심의 미국 내 공급망 재구축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도 미중 전략환경 변화에 맞춰 반사이익을 극대화할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 1세션에서는 채수홍 무역안보관리원 정책협력실장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안보 정책과 시사점’을 발표했다.
그는 미국이 반도체, AI, 핵심광물 등 전략물자에 대한 수출통제를 대폭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에 대한 기술적 우위를 지키기 위한 전략물자 통제가 본격화될 것이며, 수출입 통제 품목과 관련 인프라를 둘러싼 규제 역시 정교하게 강화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제품별 리스크 점검과 공급망 대체 계획을 사전에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제 2세션에서는 유정호 부경대 교수가 ‘미국발 보편·상호관세의 경제적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글로벌 일반균형모형(GTAP CGE)을 활용해 미국의 차등적 관세 정책이 미칠 파급효과를 분석했다.
유 교수는 “미국의 차등관세 정책은 단순한 무역마찰 수준을 넘어, 글로벌 밸류체인 자체의 구조적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위력을 지닌다”며 “특히 한국처럼 대미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단기적 소비자 피해뿐 아니라 중장기 수출 전략 재조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책 불확실성이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한국 정부는 통상당국 중심의 민관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하고, 대미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관세무역개발원은 “이번 세미나는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산업 간 실질적 협업의 장으로 기능했다”며 “향후에도 무역·관세·물류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실증적 분석을 기반으로 정책 지원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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