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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기본법 현안 논의 토론회’ 기업인들 제언
내년 1월 ‘인공지능(AI)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에서 여러 목소리가 나온다. AI의 건전한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기술 개발 및 산업 육성 등의 입법 취지를 살리려면 시행령 제정이 대단히 중요하다.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조인철 의원(더불어민주당) 주최의 AI기본법 현안 논의 토론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 제시가 있었다.
현업 관계자들은 ▲AI 인프라와 그래픽처리장치(GPU)에만 예산을 투자할 것이 아니라 이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같이 고민할 것 ▲AI 학습용 데이터가 태부족하고, 저작권을 해결한 데이터를 구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점 ▲국내 기술 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해외 유출이 심한 점 ▲기술 이민 장려 등 글로벌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지원이 시급한 점 등을 거론했다.
AI 학습용 데이터 시책 필요
박성재 로폼 AI센터장은 AI기본법 15조에 명시된 학습용 데이터의 생산과 수집, 관리, 유통, 활용 등을 촉진하기 위한 시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봤다. 14조에 기재된 ‘데이터 표준화’ 관련해서도 정부 산하 각 부처 및 공공기관 문서 양식과 규격의 표준화를 주문했다.
박 센터장은 “문서들이 표준화된다면 문서관리, 검색, 검토 과정이 효율화 될 뿐만 아니라 AI를 위한 학습용데이터로 활용하기도 편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표준화가 이루어진다면 이와 연계되는 서비스도 더욱 다양하게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우 트웰브랩스 공동창업자(이사)는 ‘AI 학습을 위한 비정형 데이터 활용 법제 개선’을 언급했다.
현재 한국에서는 CCTV 등 비정형 데이터를 AI 학습용으로 활용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개인정보보호법 및 정보통신망법과의 충돌로 인해 AI 연구 환경에서 활용하기 어렵고, 개인정보위원회의 승인도 받기 힘들다. 그러나 AI 기술 발전이 국가 경쟁력 및 공공복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개발 목적의 데이터 활용에 대한 법적 개선이 필요하다. 미국 팔란티어 등 글로벌 AI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대규모 비정형 데이터를 확보하며 멀티모달 AI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 하고 있다. 한국도 AI 경쟁력을 위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GPU 구매가 끝 아냐…로우레벨 프로그래밍 투자돼야
배순민 KT AI퓨처랩장은 정부 지원이 AI 인프라를 구성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하드웨어 투자에 쏠린 점을 짚었다. 물론 양적 투자가 중요하지만, 이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투자, 맞춤 활용이 중요하다는 발언이다.
GPU를 구매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고 이것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따라서 그 편리성과 효율이 완전 달라집니다. GPU를 구매하는 그 비용에만 예산을 투자하지 마시고 그 후에도 어떻게 하면 이 GPU가 효율적으로 정말 꼭 필요한 곳에 맞춤으로 정말 사용될 수 있을지를 같이 고민하셨으면 한다.
최근 중국 딥시크 때문에 많이 화제가 되고 있다. 딥시크가 했던 AI 모델로 중국이 이렇게 혁신적일수가 하고 놀라셨겠지만 그 이면에는 단순히 GPU나 데이터 문제가 아니라 로우 레벨 프로그래밍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졌다. 기반 기술에 대한 정말 깊은 고민이 있었고, 위기감을 느꼈다. 로우레벨 프로그래밍을 중국이 독자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기술적 독립성을 가져가려고 아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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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저작권 문제 심각
이영탁 SK텔레콤 성장지원실장은 “학습용 데이터가 상당히 부족하고, 우리나라에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말을 꺼냈다. 저작권 문제 역시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합리적 저작권료 지불을 분명 필요하지만, 스타트업에겐 부담이 돼 제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저희가 AI 하는 입장에서 절대 저작권 있는 저작물을 공짜로 이용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AI 산업 발전을 위해서 사회적 합의를 해서 좀 합리적인 규모의 저작권을 저희가 지불하고 학습을 해야지 되지 않냐 이렇게 말씀을 드린다.
참고로 책 한 권을 저희가 크롤링하는 데 비용이 한 100만원 이상 든다. 대기업은 할 수 있지만 스타트업 같은 경우에 책 한 권을 이렇게 등록시키는데 100만원이라는 돈은 좀 많지 않느냐 이건 제 개인적인 얘기이다. 저작권 되게 중요하다. 저작권은 상당히 보호받아야 되는 게 마땅하지만 조금 합리적으로 좀 가격이 선정될 수 있는 그런 제도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말씀드린다.
배순민 AI퓨처랩장은 데이터 확보와 관련한 저작권 이슈도 짚었다. 데이터 확보 과정에서 데이터 권리 보유자와 AI 개발자 간 분쟁 등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측면 지연을 요청하고 저작권자의 개별 의사를 파악하기는 불가능한 까닭에, 범국가적 인프라 구축도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KT는 인건비만큼의 돈을 투자해서 저작권 많은 회사들과 저작 기관들을 찾아가서 계약을 맺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한 기관 한 기관 찾아다니는 것은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저희가 투자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어도 하나의 어떤 데이터셋을 저희가 구매하는 데까지는 몇 달이 걸린다. 이 노력을 국가적으로 해서 그 저작권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공급자와 수요자가 정말 빠르게 이 데이터를 모을 수 있을까 또 이것은 데이터에 대한 처리를 우리가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한국은 제조업이 특히 엄청난 강국이다. 이런 제조 데이터가 제대로 공유가 되지 않고 표준화가 되지 않아서 AI로 유입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다. 데이터 자체를 공유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데이터 공유에 대한 표준을 마련한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을 할 수 있는 AI 플랫폼이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인재 태부족…기술 이민도 필요
정진우 트웰브랩스 공동창업자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기술 체력 육성을 제언했다. 네덜란드의 기술 이민 사례를 들며 실질적인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봤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기술 체력도 만만치 않게 육성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기술 이민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네덜란드 같은 경우에는 해외 기술 노동자들을 상대로 해서 5년간 30%의 세제 혜택을 줬다고 한다. 반도체 장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굴지의 ASML 같은 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고 캐나다 같은 경우에도 기초 연구에 대한 핵심 인재의 적극적 이민 지원을 통해 AI 허브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미 글로벌에 너무나도 좋은 인재들이 많다. 저희도 그런 인재들을 미국에서 이미 고용을 하고 있고, 이런 분들이 한국에 올 수 있도록 실질적인 유인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글로벌 AI 연구개발 센터를 한국에 유치해 고급 소프트웨어 개발 노하우라든지 여러 가지 인력 기회 등이 한 군데서 좀 더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배순민 AI퓨처랩장은 한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친 AI 인재 40%가 해외로 떠나는 것으로 조사(미 시카고대 폴슨연구소)됐다며, 주요 국가의 인재 확보 전략을 짚으며 국내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본은 AI 인재 양성을 국가 전략의 중심 아젠다로 삼았으며, ‘미래창 조인재제도(J-Find)’를 도입해 해외 AI 인재를 유치하고 연구 및 거주 환경을 지원 ▲중국은 최정상급 AI 인재 5만명 확보를 핵심으로 하는 AI 발전 계획을 수립중(삼중나선형(三螺旋) 계획) ▲EU Talent Pool 제도와 미국의 전문직(H1B) 비자 제도 등을 통해 이 민 절차를 간소화하여 전세계 각지의 AI 인재를 유치
KT가 많은 대학들에 연구비를 지급하면서 학생들과 같이 연구를 하고 있는데, 열악한 환경 속에서 AI 연구자들이 성장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투자해서 양성하는 마중물이 많아졌으면 한다. 우리나라에 머물고 인재가 일하고 나라가 될 수 있게 고민해주셨으면 한다. 물론 외국인 인력 유입도 도입돼야 한다. 실제로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이 많다. 자동차도 핸드폰도 만들고 검색도 하고 통신도 5G에서 넘버원이고 K컬처까지 있는 모든 것을 갖춘 독보적 나라다. 우리나라의 매력도는 이미 세계 넘버원으로 그만큼 인력이 유입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제도적으로나 외국인에 대한 문화적인 것이나 챙겨야 할 것이 많아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