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코디 폰세(31)와 SSG 드류 앤더슨(31), 2025시즌 KBO리그 최고로 꼽히는 특급 에이스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두 외인이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등 투수 부문 주요 지표에서 1위를 다투는 중이다. 시즌 초반 폰세가 빠르게 치고 나갔지만, 5월 들어 앤더슨이 무서운 속도로 따라붙었다.
앤더슨은 29일 기준 11차례 등판해 4승 2패에 탈삼진 93개 평균자책 1.85를 기록 중이다. 승운이 다소 붙지 않았지만, 탈삼진 2위에 평균자책 1위다. 시즌 내내 평균자책 1위를 달리던 폰세를 2위로 끌어내렸다.
폰세는 앤더슨보다 1차례 더 많은 12경기 등판해 8승 무패 탈삼진 105개 평균자책 1.94다. 평균자책 2위로 내려왔지만 탈삼진은 아직 여유 있게 리그 1위를 지키고 있다.
폰세는 28일 잠실 LG전 7이닝 4실점 했다. 1점 홈런 2방을 맞았고, 7회 들어 아쉬운 수비와 타구 불운이 겹치며 2점을 더 내줬다. 지난 22일 NC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실점했다. 구위는 여전히 위력적이지만, 시즌 초반 출발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최근 2경기 결과가 상대적으로 아쉽다.
폰세가 다소 주춤한 사이 앤더슨이 폭주를 했다. 지난 27일 NC전 7이닝 무실점을 포함해 5월 5차례 등판에서 29.2이닝 동안 3실점, 자책점은 1점만 내줬다. 5월 평균자책이 0.30이다.
이번 시즌 KBO 최고 투수를 놓고 앞으로도 폰세와 앤더슨의 경쟁 구도가 계속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금까지 성적뿐 아니라 구위 자체가 워낙 압도적이다.
폰세는 직구 평균 시속 153.2㎞로 리그 선발 중 1위다. 앤더슨은 153.1㎞다. 간발의 차로 2위다. 여기에 둘 다 확실한 결정구까지 갖췄다. 폰세가 직구 외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골고루 던진다. 앤더슨은 커브와 체인지업이 주무기다.

둘 다 체인지업이 특히 무섭다. 이름만 체인지업이지 평균 구속이 140㎞를 넘고, 마치 포크볼처럼 뚝 떨어진다. 메이저리그에서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킥 체인지업’이다. 폰세도, 앤더슨도 올해부터 ‘킥 체인지업’을 던지기 시작했다. 효과는 성적으로 증명 중이다.
리그에서 가장 빠른 직구에 위력적인 변화구까지 갖췄으니, 상대하는 타자들 입장에선 결과를 만들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카운트가 몰리면 더 힘들어지니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러 보지만 좋은 타구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자연히 투구 수는 절약된다. 폰세는 지난 17일 SSG를 상대로 KBO 1경기 최다 18삼진 기록을 세우면서 8이닝 동안 113구만 던졌다. 앤더슨은 지난 27일 NC전 7이닝 동안 불과 89구만 던지고 8삼진을 엮어냈다.
곤욕스러운 건 이들을 만나야 하는 상대 감독들도 마찬가지다. KBO리그 한 감독은 최근 “155㎞가 나와도 직구만 던지면 결국 쳐낸다. 공 빠른 투수가 요즘은 워낙 많다. 그런데 변화구까지 그렇게 들어오면 정말 쉽지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