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지수ETF·‘곱버스’ 담은 개인
부정적 전망·총보수 인하 영향
기관은 코스피·코스닥 레버리지 매수

국내 증시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개인 투자자 심리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도 지속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관은 국내 증시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순매수를 이어가는 등 투자자별로 투자 심리가 극명하게 갈리는 모양새다.
18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전날인 17일 기준 개인 투자자는 지난 한 달 동안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중 ‘TIGER 미국 S&P500’를 2348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산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 순매수 ETF 상위 종목에는 미국 관련 ETF가 다수 이름을 올렸다.
3위인 ‘KODEX 미국S&P500’에는 한 달간 순매수가 1005억원 몰렸고 5위에는 미국 배당다우존스 지수를 추종하는 월배당 ETF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데일리커버드콜’이, 6위와 8위에는 각각 ‘KODEX 미국나스닥100’과 ‘ACE 미국S&P500’ 등 미국 대표 지수 추종 ETF가 개인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2위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순매수금액도 1682억원에 달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전망하면서 반대로 미국 증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투자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9개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키움·NH투자·KB·신한·토스·카카오페이증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증권사의 국내 주식 거래 규모는 6352억5400만주로 전년 대비 약 13% 줄어든 반면 해외 주식 거래 규모는 1564억1900만주로 전년 대비 39.1% 늘었다.
여기에 최근 이어진 자산운용사들의 ETF 총보수 인하 경쟁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 순매수 1위인 TIGER 미국S&P500을 운용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이 ETF와 ‘TIGER 미국나스닥100’ ETF의 총보수를 0.07%에서 0.0068%로 인하했다.
순매수 상위권인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을 운용하는 삼성자산운용도 이들 ETF의 총보수를 기존 0.0099%에서 0.0062%로 낮췄다.
여기에 KB자산운용도 연이어 미국 대표지수 추종 ETF의 총보수 인하를 발표하는 등 총보수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편 개인과 반대로 같은 기간 기관의 ETF 순매수 상위 종목은 모두 국내 지수 추종 ETF가 차지했다.
기관의 최근 한 달 동안 ETF 순매수 1위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로 순매수금액은 총 2675억원이다.
순매수 2위는 총 1605억원 순매수한 ‘KODEX 레버리지’, 3위는 총 606억원 순매수한 ‘KODEX 200’이다.
기관 중에서도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 등이 지난해 12월 27일부터 18일까지 총 32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 매수세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 주식 비중 목표도 14.9%로 지난해 11월 말 기준 포트폴리오 내 국내 주식 비중인 11.9%보다 높아 간극을 메우기 위한 국내 증시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