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주요 임원들 긴급 회의서 탈퇴로 기울어
정부·여당 진정성 의구심...한동훈 무관심에 실망
"내년 증원 규모 축소 결단 없으면 12월 1일이 마지막"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여의정 협의체가 참여 의료단체들의 탈퇴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의료계 측은 협의체의 실효성과 한 대표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반응이다.
대한의학회(회장 이진우) 측은 29일 오전 8시부터 1시간가량 긴급 임원 회의를 개최했다. 20여명의 이사와 이진우 회장이 참여한 회의에선 대부분 이사들의 의견이 탈퇴로 기울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의학회 내부 소식통은 "정부 측의 전향적인 조치가 발표되지 않으면 오는 12월 1일이 마지막 회의가 될 수도 있다"고 회의 내용을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 회장은 이사들을 향해 3차례의 협의체 회의에서 협의의 실효성을 느끼지 못했고, 정부와 여당이 책임있는 자세가 없었으며 한 대표 역시 협의체에 무관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대표는 협의체 구성을 본인이 주도했지만, 첫번째 회의를 제외하고는 2, 3차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과, 지난 26일 경북 국립의대 신설을 지지한다고 발표한 일련의 활동이 참여 의료단체에 실망감을 안겼다는 후문이다.
이 소식통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측에 협의체 탈퇴를 권고했지만, 그러한 외부 입김과는 별개로 이 회장도 탈퇴를 고심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대한의학회와 KAMC는 정부의 전향적 조치로 2025학년도 의대증원 규모 축소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소식통은 "수시에서 떨어진 인원이 정시로 넘어가는 것을 뽑지 않는 식으로 정원을 줄이는 방법 등이 있다고 협의체에서 제안했지만, 참여한 교육부 관계자는 학부모와 수험생에게 혼란을 주면 안 된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한의학회와 KAMC가 의료계에서 욕을 먹어가며 대화의 장에 나섰는데, 두 단체가 협의체를 나오면 의료계는 다시 강경파들의 목소리만 나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KAMC 역시 이날 오후 7시에 학장단 회의에서 협의체 참여 중단 여부를 다룰 예정이다. 대한의학회 측은 KAMC측과 함께 입장을 조율해 발표할 방침이다.
calebca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