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자가 스승의 부름에 응답했다. 이를 지켜본 스승은 미소를 지었다.
수원 KT는 28일 오후 2시 45분 즈음 청천벽력 같은 소속을 들었다. 내부 FA(자유계약) 최대어였던 허훈(180cm, G)이 KT와 재계약하지 않은 것. 그리고 부산 KCC가 보도자료로 “허훈과 ‘계약 기간 5년’에 ‘2025~2026 보수 총액 8억 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고 ‘허훈 영입’을 발표했다.
KT는 믿기지 않았다. 오전까지 허훈과 계약 조건을 조율했고, KT 고위 관계자와 문경은 KT 감독이 허훈의 응답을 기다렸기 때문이다. 문경은 KT 감독은 “기사에 나왔다시피, 허훈이 우리에게 엄청난 금액을 제시했다(최소 KCC 이상인 것 같았다). 우리도 (허)훈이의 조건을 맞추려고 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적극적으로 준비했다”며 허훈과의 만남을 이야기했다.
이어, “(허)훈이가 골프장에 있었다. 그래서 오후에 온다고 하더라. 사장님과 단장님도 기다렸고, 나도 사무실에서 훈이를 기다렸다. 우승을 위해서는 훈이한테 올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훈이를 놓치는 게, 말도 안 된다고 여겼다”라며 기다렸던 시간들을 덧붙였다.
그러나 KT의 기다림은 결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허훈과 관련된 보도자료가 발표되자마자, KT는 대안을 찾았다. 문경은 감독과 오랜 시간 함께 했던 김선형(187cm, G)이었다.
KT가 발빠르게 움직였던 이유. 김선형도 여러 팀의 오퍼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를 인지한 문경은 KT 감독은 김선형에게 전화를 빠르게 걸었다. 간절한 마음으로 김선형을 기다렸다.
문경은 KT 감독은 “(김)선형이가 마침 전화를 받아줬다. 장인어른과 장모님이랑 식사를 하려고 했던 것 같고, 나는 선형이에게 ‘만나자’고 했다. 그러니, 선형이가 ‘네’하고 웃었다(웃음). 그 후 수원에 있는 구단 사무실로 빠르게 달려왔다”라며 김선형과 통화했던 내용을 공개했다.
그렇지만 ‘만남’과 ‘계약’은 엄연히 다르다. KT는 김선형에게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했다. 그리고 ‘계약 기간 3년’에 ‘2025~2026 보수 총액 8억 원’의 조건으로 김선형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SK 전임 감독이었던 문경은 감독과 SK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선형은 그렇게 재회했다.
김선형을 붙잡은 문경은 KT 감독은 “선형이가 ‘멤버 좋은 팀에 와서 너무 좋다. 무엇보다 나를 잘 아는 감독님이 KT에 있다. 감독님께서 나를 잘 활용해줄 거다’라며 나를 믿어줬다”라며 김선형의 말을 기자에게 들려줬다.
그 후 “훈이가 빠지면, 우리는 대안을 찾기 쉽지 않았다. 선형이까지 놓쳤다면, 대수술을 해야 했다. 그러나 선형이라는 든든한 존재가 가세했다. 활동량과 스피드를 지닌 포워드도 더 살아날 거다”라며 김선형을 반겼다.
그리고 “(김)선형이 괜찮지 않아요?”라며 미소 지었다. 지옥에서 천당으로 향했기에, 문경은 감독의 어조는 더 밝은 것 같았다. 옛 제자와 재회했기 때문에, 문경은 감독의 기쁨은 더욱 큰 것 같았다.
다만, KT 사무국과 문경은 감독은 하나의 과제를 더 해결해야 한다. 보상 FA였던 허훈을 KCC로 보냈기에, KCC로부터 ‘보상선수 1명+허훈 2024~2025 보수 총액의 50%에 해당하는 보상금(3억 5천만 원)’ 혹은 ‘허훈 2024~2025 보수 총액 200%에 해당하는 보상금(14억 원)’을 선택해야 한다. 문경은 감독도 “사무국과 의논을 해야 한다”고 고민했다.
사진 제공 = KBL (왼쪽부터 김선형-문경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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